필 미켈슨(43·미국)은 지난 2주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4일(한국시각)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바로 전 주에 열렸던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선 공동 51위로 부진했다. 이 대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렸다. '홈그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대회 직전 미켈슨은 과도한 세금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은 최근 부부 합산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개인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게 소득세율을 35%에서 39.6%까지 올리는 조치를 취했다. 이른바 '부자 증세'다. 여기에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올해 1월부터 7년간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10.3%에서 13.3%로 인상했다.
이에 대해 미켈슨은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세금정책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세율이 낮은 플로리다주나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동료들처럼 고향을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보도한 '스포츠스타 2011 고소득 랭킹 50위'에 따르면 미켈슨은 6070만달러(약 610억원)를 벌었다. 타이거 우즈(5640만 달러) 보다 430만 달러를 더 벌어들여 골프 선수 가운데는 선두였고 전체 2위였다. 미켈슨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여론이 좋지 않았다. 골프팬들은 '있는 사람이 더 하다'며 그를 비난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개막에 앞서 미켈슨은 기자회견을 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세금은 개인적인 문제인데 대중 앞에서 불만을 토로한 것은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던 탓에 미켈슨의 샷은 흔들렸다.
그러나 다음 대회인 피닉스오픈에선 첫날부터 거침없이 질주해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궈냈다.
우승 상금은 111만6000달러(약 12억원). 그렇다면 미켈슨의 통장에 입금되는 돈은 얼마일까. 미국의 골프전문매체인 골프닷컴은 미켈슨이 실제로 받는 돈은 41만달러 남짓이라고 추정했다. 미켈슨은 우승 상금 111만6000달러 중 40%인 44만6400달러를 연방정부에 내야한다. 그리고 13.3%인 9만3000달러는 그가 사는 캘리포니아주 세금으로 나간다. 상금 중 5%인 5만5800달러는 대회가 열린 애리조나주의 몫이다. 여기에 캐디에게 상금의 10%인 11만1600달러를 줘야한다. 이 같은 돈을 다 지불하고 나면 미켈슨의 주머니에 남는 돈은 상금의 37%인 41만2920달러(약 4억5천만원)다. 세금을 뗀 금액도 일반인에겐 큰 돈이다. 하지만 상금의 63%를 세금으로 내는 것이 억울할 법하다.
타이거 우즈 등 스포츠 스타들이 플로리다주로 거주지를 옮기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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