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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이승엽과 김태균, 선택과 포기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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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김태균이 2일 네덜란드전에서 4회 좌전안타를 치고 있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류중일 감독의 생각대로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출전하고 있다. 타이중(대만)=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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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강의 대표팀 중심타선을 꼽으라면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중인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를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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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이나 그동안의 기록을 살펴봐도 이들의 무게감은 역대 최강이라 평할 만하다. 하지만 1라운드 들어 이들의 타격감은 아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대호가 붙박이 4번타자로 나서고, 이승엽과 김태균은 상대투수에 따라 번갈아 선발로 출전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선발타순에 포함될 경우 1루수와 지명타자를 나누어 맡는다. 어쨌든 세 선수가 동시에 선발타순에 포함되지는 못한다는 이야기다. 대표팀 구성때부터 이들이 같은 1루수 포지션이라는 점 때문에 결국 '딜레마'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 있던 터다.

특히 이승엽이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출전하는 것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할 때를 빼놓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대회에서는 항상 붙박이 1루수로 나섰던 이승엽이다. 하지만 지금 이승엽은 상대투수가 왼손일 경우 선발에서 빠져야 한다. 이는 류중일 감독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중심타선의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거물급 1루수를 3명이나 뽑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세 선수 모두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전에서 중심타선의 폭발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상대투수가 왼손이냐 오른손이냐에 따라 타자를 바꿀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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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은 "승엽이를 계속해서 선발로 쓸 수도 있지만, 그러면 태균이가 너무 아깝다"고 했다. 세 선수를 뽑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태균은 지난해 한화로 복귀해 타율 3할6푼3리로 타격왕에 올랐다. 2009년 WBC에서 홈런-타점왕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니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승엽 역시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고 타율 3할7리, 21홈런을 날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각종 국제대회 주요경기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렸던 이승엽의 해결 능력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류 감독은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두 선수가 시너지 효과를 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1라운드 첫 경기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선발 지명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4타수 1안타, 7회 대타로 들어선 이승엽은 2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먹을 것이 많으면 어느 것도 제대로 못먹는다'고 하는데, 이번 대회가 끝나면 그런 말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타이중(대만)=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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