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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서재응과 김병현은 전직 메이저리거라는 공통점에 훨씬 앞서 또 한가지 공통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다. 바로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엘리트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일고에서 나란히 야구를 했던 것이다. 더불어 이날 양팀의 사령탑인 KIA 선동열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 역시 광주일고 선후배다. 조금 더 세밀하게 보면 양팀의 코칭스태프봐 베스트9에도 광주일고 출신이 상당히 많이 포진돼 있다. 때문에 31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KIA와 넥센의 대결은 한 마디로 '광주일고의 난'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90년대 초반 고교재학 시절 광주일고를 국내 최고로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77년생인 서재응은 1993년 광주일고에 입학해 1995년까지 고교시절을 보냈고, 79년 1월생인 김병현은 서재응의 1년 후배였다. 이들의 재학시절 광주일고는 극강의 고교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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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찬란한 영광을 발판삼아 이들은 대학시절(서재응-인하대, 김병현-성균관대) 각각 메이저리그에 입단한다. 그리고 미국 무대에서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났다. 2006년 5월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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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첫 맞대결에서는 선배인 서재응이 웃었다. 김병현도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잘 던졌지만,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서재응에게 밀리고 말았다. 이후 이들은 맞붙은 적이 없다. 서재응은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김병현은 조금 더 메이저리그에 남았다가 결국 지난해 넥센에 입단했다.
김병현은 지난해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6, 3승8패 3홀드를 기록했는데, 몸상태가 완전히 만들어진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처음부터 준비된 상태로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광주일고 선후배' 그리고 '전직 메이저리거'의 진짜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앞서 언급했듯 서재응과 김병현 뿐만 아니라 두 팀의 사령탑인 선동열 감독과 염경엽 감독 역시 광주일고 출신 선후배 관계다. 그러나 이들은 학창시절을 함께 보낸적은 없다. 선 감독이 63년 1월생이고, 염 감독이 68년 3월생이라 6년의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후 같은 고려대를 나왔지만 역시 함께 선수로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는 없었다. 프로 입단 후에도 선 감독은 해태를 거쳐 일본 무대로 떠났고, 염 감독은 태평양과 현대에서 선수시절을 보냈다.
때문에 서로의 관계가 그다지 밀접하지는 않다. 게다가 선 감독은 이미 2005년부터 감독으로 데뷔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차례나 일군 베테랑이고, 염 감독은 올해가 감독 첫 시즌이다. 첫 맞대결에 대한 부담감은 아무래도 후배인 염 감독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존심만큼은 염 감독도 선 감독 못지 않다.
이들은 30일 개막전에서 첫 공식 대결을 펼쳤다. 여기서부터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이날 두 팀은 총 25개의 안타(KIA 11개, 넥센 14개)를 치면서서 도합 3번의 역전을 주고받는 팽팽한 명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결국 최후에 웃은 것은 선 감독이었다. KIA는 6-9로 뒤지던 7회말 4점을 뽑아내 결국 10대9로 이겼다.
재미있는 점은 이 대결에 관해 베테랑 선 감독이나 초보 염 감독 모두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경기 후 "투수 교체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소감을 내놨다. 경기 후반 재역전을 만들어낸 뒤 중간 계투진의 난조로 다시 역전패를 당한 점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그런데 선 감독 역시 이날 경기를 복귀하면서 "투수 교체에 관해 자꾸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생각한대로 갔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두 감독의 이런 모습을 보면 경력에 상관없이 감독들에게 가장 어려운 결정사항이 바로 '투수교체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보인 염 감독이야 그렇다 쳐도 투수 교체에 관해서는 한국 최고라는 명성을 듣고 있는 선 감독 역시도 이처럼 늘 어려워하고 있다.
선 감독은 "투수 교체라는 것은 참 미묘하다. 무조건 빠르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다리다가 타이밍을 놓쳐서도 안된다. 나 역시도 늘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염 감독 역시 첫 데뷔전부터 이런 문제를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두 번째 대결에서 이들 선후배의 지략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 서재응과 김병현의 대결 못지않게, 광주일고 출신 선후배 감독들의 지략대결도 상당히 흥미를 끈다. 과연 '광주일고의 난'에서 최후에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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