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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시즌 류현진, 노모-마쓰자카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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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몬스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2연승에 도전했다. LA다저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D-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로 출전 했다. 5회 안타를 치고 나간 류현진이 크로포드의 내야 땅볼 타구 때 2루에 힘차게 달리고 있다. 전력질주 하고 있는 류현진.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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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류현진(LA 다저스)이 데뷔 시즌부터 이렇게 잘 해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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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개척자' 박찬호는 물론, 노모 히데오, 이시이 가즈히사(이상 은퇴), 마쓰자카 다이스케(클리블랜드), 다르빗슈 유(텍사스) 등 일본인 빅리거 슈퍼스타들의 데뷔 시즌에도 뒤지지 않는 폭발적인 스타트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6이닝 2실점에 탈삼진 12개를 기록하는 호투를 펼쳤다. 선발 6경기 만에 3승(1패)을 수확했고, 평균자책점도 3.41에서 3.35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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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있었지만,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투수 하면 일본인 투수를 떠올렸다.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들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들과 달리 데뷔와 동시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긴테쓰 소속으로 퍼시픽리그를 넘어 일본야구를 대표했던 노모는 1995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일본야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특유의 '토네이도' 투구폼과 포크볼을 앞세워 첫 해 13승을 거두고 내셔널리그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야쿠르트를 거쳐 2002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좌완 이시이 가즈히사도 첫 해에 14승을 거뒀고, 세이부의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2007년 보스턴으로 이적해 15승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니혼햄의 에이스 다르빗슈 유가 텍사스로 건너가 16승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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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일본인 투수들은 예외없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자리에 선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즉시 성공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곧바로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반면, 박찬호와 김병현 서재응 등 한국인 선수들은 주로 대학재학 중에 미국행을 결정했고, 마이너리그를 거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일본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은 일본야구의 위상을 바꿔놓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이나 팬들에게 한국 프로야구는 막연하게 수준이 떨어지는 미지의 리그였다. 적어도 이런 면에서는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 프로야구에 컴플렉스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 출신 첫 메이저리거인 류현진이 그간의 통념을 바꿔놓고 있다. 메이저리그 개막 후 한 달 동안 6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데뷔하자마자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일본인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 성적을 내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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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어느 정도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류현진과 일본인 투수들의 데뷔 시즌 초 6경기 성적을 비교해보자. 3승을 거둔 류현진은 6승을 챙긴 2002년 이시이, 4승을 기록한 지난해 다르빗슈에 승수로는 뒤진다. 노모와 마쓰자카는 3승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내용을 들여다보면 류현진의 진가가 드러난다. 타격지원에 절대적으로 연동되는 승수와 달리 투구이닝수야말로 선발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기준. 여기서 류현진(37⅔이닝)은 노모(33이닝), 이시이(36이닝)에 앞섰고, 마쓰자카(38이닝)와 비슷했다. 일본인 투수들과 대등했거나 오히려 조금 앞섰다고 볼 수 있다.

평균자책점에서도 류현진(3.35)은 뛰어났다. 다르빗슈(2.54)와 이시이(2.95)에 조금 뒤졌지만, 노모(3.82)와 마쓰자카(5.45)보다 좋았다. 이들 일본인 투수들은 포크볼과 컷패스트볼, 빠른 직구 등 강력한 승부구를 갖고 있었다. 류현진의 구위 또한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시속 150㎞ 안팎의 패스트볼과 안정적인 제구력,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타자들이 낯선 류현진에게 아직 적응하지 못한 점도 작용했겠지만, 정교한 제구력 만큼은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류현진의 능력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하나 더 있다. 류현진은 6경기에서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4월 21일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5실점한 게 유일한 실패다. 그런데 노모는 데뷔 시즌 첫 6경기에서 2번에 그쳤고, 다르빗슈와 마쓰자카가 나란히 3번, 이시이가 4번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이들 일본인 투수들보다 기복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것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1일(한국시각) 콜로라도전에서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본격적인 닥터 K 경쟁에 뛰어들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이닝당 탈삼진수로 넘어가 보자. 류현진은 1일 콜로라도전에서 처음으로 1경기 두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총 46개의 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공동 4위다. 이닝당 탈삼진이 1.22개로 노모(1.18개)와 이시이(1.14개), 마쓰자카(1.03개), 다르빗슈(1.13개)를 모두 눌렀다. 비교 대상이 된 투수들에게 비해 직구 스피드가 월등히 앞선다고 볼 수 없지만 빼어난 컨트롤, 효과적인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기록을 종합적으로 비교해봤을 때, 류현진은 일본인 투수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아시아인 투수 최다승 기록은 박찬호(124승)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빅리거의 역사를 비교할 때 가장 처졌던 점이 데뷔 첫해의 폭발력이다. 류현진은 그간의 아쉬움을 한방에 풀어주고 있다.

그럼 류현진은 올시즌 몇 승이나 가능할까. 타선의 지원, 부상, 팀 성적 등 변수가 무궁무진하지만 초반 6경기 결과를 대입해보면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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