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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동원 감독 모친 "동상건립 생각하면 가슴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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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모친 김정자 여사가 최 전 감독이 받은 트로피들을 바라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김 용 기자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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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 동상 건립 사업을 위해 1000만원을 기탁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부산에 살고있는 고인의 모친 김정자 여사(79)는 눈물을 흘렸다. 김 여사는 "선수협이라는 말만 들어도 아직 가슴이 찡한데, 지금은 너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야구 최초의 선수협 결성을 주도하다 소속팀 롯데의 눈밖에 나 1988년 겨울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이 일 때문에 평생 야구를 해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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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최동원 투수상 생각만 해도…."

2012년 8월 설립된 최동원기념사업회. 최동원 박물관 건립과 최동원 동상 세우기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 여사는 "아무 대가 없이, 오직 아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게 부산 사직구장 광장에 세워질 동상이다. 오는 9월14일, 최 전 감독의 2주기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 2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벌써 많은 금액이 모였다고 한다.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이 외에도 최동원 투수상 제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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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내가 원한다고 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동상이 세워지고 아들의 이름을 딴 상이 제정된다고 생각하면 설렌다. 하늘에 있는 아들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부산시민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지금 나오는 얘기들 조차도 없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길을 지나가면 어떻게 나를 알아보고 응원을 해주신다. 그만큼 부산팬들이 우리 아들을 사랑해주셨던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게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서 김 여사는 매일같이 장애인, 어린이, 노인 복지시설에 들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김 여사의 설명이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모친 김정자 여사가 최 전 감독에게 써놓은 편지글을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 용 기자awesome@sportschosun.com
"동원아, 롯데로 돌아오지 못했어도 괜찮다."

최 전 감독은 하늘로 떠나기 전에 현장 복귀 의지를 드러내며 "롯데 감독은 꼭 한 번…" 하고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부산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라며 롯데의 상징이 됐던 전설의 투수. 야구인생 마지막 목표는 부산땅에서 감독직을 해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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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최 전 감독이 생전에 '어머니, 조금만 더 고생하십쇼. 언젠가는 내려올겁니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며 "2009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했다. 엄마가 보면 안다. 사직구장 마운드에 서는 게 얼마나 기쁜지 걸음걸이가 폴짝폴짝 뛰는 것 같더라. 마치 어린아이가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롯데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 여사도 아들이 롯데 감독으로 돌아오지 못한 게 아쉽지만 지금은 아들과 함께라는 생각에 슬프지 않다고 했다. 김 여사는 "롯데가 아들의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 해주시지 않았나. 롯데가 우리 아들을 받아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고향에 아들과 함께 있다는 자체로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현역 시절 승리시 마다 모은 각종 기념구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선동열, 이만수, 김시진 남같지 않아…."

아들을 돌보며 평생 지켜봐온 야구다. 김 여사는 지금도 야구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역시, 롯데 경기를 가장 자주 챙겨본다고 한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유심히 보지만, 김 여사의 눈길을 끄는건 아들과 함께 야구를 했던 선동열(KIA 감독) 이만수(SK 감독) 김시진(롯데 감독) 등 '아들같은' 감독들이 앉아있는 덕아웃이다.

김 여사는 "선수들이 공 하나에 얼마나 혼신의 힘을 담아 던지는지, 좋지 않은 결과에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야구선수를 키운 부모는 다 안다"며 "TV를 보다 감독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나는 마음이 어떤지 안다. 남 같지 않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를 안 받고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아파트 한켠에는 최 전 감독과 선동열 감독의 라이벌전을 소재로 만든 영화 '퍼펙트게임'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영화는 보셨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봤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여사는 "영화를 보며 아들이 어린 시절 힘들게 운동하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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