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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들이' 김응용 감독이 아침부터 찾은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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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내음이 좋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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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응용 감독은 '타이거즈 역사'의 산증인이다. 지금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과거 빨간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로 대변되던 호랑이군단을 이끈 수장이었다. 김 감독은 82년 말 해태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00년까지 총 9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그 시절 타이거즈는 강력했다.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광주는 그에게 고향과도 같다. 모든 게 익숙하다. 그런 그가 광주구장을 다시 찾았다. 21일부터 23일까지 KIA와 원정 3연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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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때 한 차례 광주구장을 방문했지만, 정규시즌 들어서는 처음이다. 모처럼 산의 '정기'를 받고 싶었던 걸까. 김 감독은 21일 아침 일찍 무등산을 찾았다. 8시에 숙소를 나서 2시간 가량 산행을 했다.

김 감독은 "아침 일찍 가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던데"라며 웃었다. 광주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른 시간에 산을 찾은 덕에 혼자 조용히 산행을 즐기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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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 감독은 최근 아침잠이 사라졌다.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팀 성적은 그의 속을 새까맣게 태워버렸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고 나면, 다시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그래서 택한 게 등산이다. 주로 새벽 등산이 많았다.

그래도 광주에선 모처럼 편하게 잠을 청하고 산행에 나섰다. 한화는 올시즌부터 숙소를 무등산 인근 호텔로 변경했다. 그동안 시내에 더 좋은 시설을 가진 호텔을 써왔지만, 예전에 쓰던 낡은 호텔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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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숙소는 감독의 의중대로 정해지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번화가에 있는 기존 숙소보다는 외곽에 있는 현 숙소가 조용한 편이다. 김 감독은 과거 호텔 로비에서 방망이를 들고 밤늦게 귀가하는 선수들을 감시했던 걸로 유명했다. 지금도 그런 건 아니지만, 번화가보단 선수단 관리가 수월하다고.

그는 광주 분위기에 대해 "꽃내음이 좋더라"며 좋은 계절이 왔다고 했다. 개막 후 13연패에 빠졌던 한화는 연패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어느새 5할 승률(11승1무11패)을 기록했다. 시련을 겪던 한화에게도 좋은 계절이 온 것이다.

평소 덕아웃에 늦게 나타나던 김 감독은 일찌감치 나와 그라운드를 지켜봤다. 제자인 KIA 선동열 감독도 김 감독의 도착 여부를 묻고는 일찍 인사를 다녀왔다. 김 감독은 제자를 반갑게 맞고는 "우린 영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며 웃었다. SK와 2대2 트레이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운 KIA가 부러운 건 어쩔 수 없었나보다.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던 김 감독은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못내 아쉬웠는지 "투수를 빨리 바꿨어야 되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승부사 기질은 여전했다. 이틀이나 지난 경기지만, 순간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승리가 많아지면서 달라진 점도 있다. 더이상 오르는 혈압 걱정은 안해도 될 듯 하다. 김 감독은 "난 혈압약이 따로 필요 없어. 이기는 게 혈압약이야"라며 활짝 웃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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