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날이다.
안방에서 마지막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1막이 열린다. 최강희호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홈이점을 안고 있지만 자칫 방심하면 추락이다. 한국은 승점 11점(3승2무1패)으로 A조 선두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우즈벡과 승점이 똑같다. 골득실(한국 +6, 우즈벡 +2)에서 앞서 있을 뿐이다. 이란은 승점 10점(3승1무2패)으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오른다. 3위는 험난한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2경기에서 1승1무를 거둬야 자력으로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우즈벡전을 "결승전"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태극전사도 마찬가지다. 눈을 돌릴 곳은 없다. 경우의 수도 없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우즈벡전의 키포인트를 점검했다.
해묵은 골결정력 논쟁, 더 이상 안된다
5일 레바논과의 원정경기는 졸전 끝에 1대1로 비겼다. 왜 졸전일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골 결정력 부족에서 출발한다. 슈팅수가 18대9였다. 유효슈팅은 10대5로 앞섰다. 그러나 골은 단 한 골에 불과했다. 골대와 크로스바를 3차례나 강타했다.
골결정력은 해묵은 논쟁이다. 한국 축구가 넘어야 할 거대한 벽이다. 더 이상은 안된다. 우즈벡을 함락하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최 감독의 머리 속은 첫째도 공격, 둘째도 공격, 셋째도 공격으로 채워져 있다. 승점 3점을 위한 경기, 최 감독은 공격적이면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선발과 교체를 떠나 가용할 공격 자원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과거의 부진은 잊자. 누구든 골열쇠를 풀어야 한다. 해결사가 곧 영웅이 될 수 있는 단두대 매치다.
세트피스 집중력 저하, 더 이상 안된다
세트피스와는 질긴 악연이다. 최강희호가 최종예선에서 내준 6골 가운데 4골이 세트피스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9월 11일 우즈벡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코너킥으로 2골을 헌납했다. 결국 경기는 2대2로 비겼다. '우즈벡의 박지성'인 성남의 제파로프가 전담 키커다. 그의 킥력은 K-리그에서도 정상급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경계대상 1호다.
최 감독은 더 이상 세트피스에 발목이 잡히지 않겠단다. 우즈벡전을 앞둔 훈련에서도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집중력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태극전사들도 가장 중요한 훈련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이구동성 세트피스를 꼽았다. 전북의 이승기와 정인환은 "감독님이 세트플레이를 강조하신다"고 했다.
세트피스는 가장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수단이다. 반면 허용한 팀은 맥이 풀린다. 세트피스의 오류, 이번에는 그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위기관리 대응 능력, 더 이상 안된다
그라운드는 예측불허다. 90분간 호흡한다. 숨이 오를 때도 있고, 떨어질 때도 있다. 생물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전반 초반부터 예상대로 풀린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최근 A대표팀의 경기를 보면 숨막힐 때가 더 많았다. 불을 꺼야 할 임무가 벤치에 있다. 하지만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한 발 늦은 교체타이밍으로 화를 불렀다. 더 이상은 안된다.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때 과감하게 칼을 꺼내야 한다. 오판하면 영원히 회생시킬 수 없다. 코치진의 활발한 의견 개진도 필요하다. 감독의 경우 경기에 몰입돼 있다보면 실기할 수 있다. 교체 카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과연 어떤 주사가 '신의 한 수'가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브라질행,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인' 외에는 해법은 없다. 최강희호가 마지막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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