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은행장 신충식)이 금융보안문제에 또다시 구멍이 생겨 고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모 지점이 지난 15일 고객 정보 1만여건이 담긴 고객 전표를 파쇄업체가 아닌 고물상에 넘겼다가 적발됐다. 다행히 고물상이 개인 정보업자에 팔지 않고 파쇄업자에게 다시 매각해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고객 정보 관련 서류의 경우, 보관 기간이 지난 뒤 위탁계약을 체결한 파쇄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다.
해당 지점에서 창고에 있던 전표들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원칙대로라면 파쇄업자에게 파쇄를 의뢰해야 하는데 평소 알고있던 고물상에게 무상으로 넘긴 것이다. 이 고물상은 이 전표 뭉치를 마대자루에 담아 파쇄업자에게 다시 팔았다.
이 전표 뭉치에는 해지된 신용카드 발급 신청서, 거래해지 신청서, 해지 통장 등 각종 고객 정보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파쇄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비용을 아끼려고 했을 뿐이지 정보 유출이나 경비 유용 등의 의도는 없었다"면서 "금감원 검사가 나오면 진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점장은 "파쇄업자가 문제가 된 고물상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운송업자가 서류를 넘기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내부 감찰반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감원은 농협은행 해당 지점을 대상으로 고객 서류 보관 실태를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 지점의 전표 뭉치 유출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데 정보 유출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의 신뢰도는 최근 수차례 전산 마비 사고에 이어 이번 유출 사건으로 더욱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최근 2년 사이 무려 9번이나 전산 사고가 일어났다. 이중에는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전산 사고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고는 자체적인 관리 소홀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농협은 올 3월 해킹에 의한 전산망 장애로 IT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음에도 다시 4월에도 인터넷뱅킹이 중단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한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전산사고 반복에 이어 또다시 보안문제에 허점이 발생해 기관 경고 등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 11일 취임한 임종룡 농협금융지주회장은 잦은 전산사고와 관련해 "IT 부문의 사고로 고객의 신뢰 확보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며 "확고한 IT 체계를 구축해 '믿음직한 농협금융'을 만들어야 하는 소명이 있다"고 밝힌바 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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