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의 스트라이커 고경민(25)은 '의리남'이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고경민은 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고양HiFC와의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16라운드에서 후반 35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고경민은 곧바로 본부석을 향해 다섯 손가락과 세 개의 손가락을 함께 펼쳐보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안양과 건강한 학교프로젝트를 함께한 관악초 5학년 3반 학생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고경민은 지난 28일 '건강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FC안양 원정대' 활동의 일환으로 김기중 김영남 김동휘 등과 함께 관악초를 방문해 학생들의 환대에 큰 감명을 받았다. 고경민은 보답으로 30일 경찰축구단과의 홈 경기에서 골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그러나 팀이 0대1로 패하면서 준비했던 세리머니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고양전은 운명이었다. 고경민은 후반 29분 교체투입돼 6분 만에 골을 터뜨렸다. 팀에 1대0 승리를 안겼다.
고경민 선수는 "하프타임 때 김기중이 관악초교생들이 관중석에 있다고 얘기를 해줬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는데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관중석에 관악초교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경찰축구단과의 경기에서 골 세리머니를 펼치지 못한 것이 못내 걸렸다. 이번 경기에선 꼭 골을 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골을 넣고 뒤풀이를 하는데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는 관악초교생들이 보였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골을 넣은 나보다 더 기뻐했다고 한다. 관악초교 학생들과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경민의 골 세리머니는 매번 하늘을 향해 조용히 양손을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한 세리머니였다. 그는 "관악초에 갔을 때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했던 초등학교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그래서 더욱 학생들을 위한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싶었다. 내게 지난 추억을 회상시켜 준 관악초교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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