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이닝이터다. 적은 점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최고의 덕목으로 꼽힌다. 선발이 길게 던지지 못하는 팀은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려 순위싸움에서 멀어지기도 한다.
올시즌 SK는 선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팀이다. 크리스 세든과 조조 레이예스, 윤희상은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졌고, 김광현도 5⅔이닝을 책임졌다. 이제 불펜 투수가 나올 때라고 판단될 때 선발 투수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불펜이 불안하다보니 아무래도 선발투수가 길게 던져줘야 했다. 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하의 피칭을 '퀄리티 스타트'라고 하지만 SK는 그 이상이 필요했다.
문제가 많았다. 구위로 볼 때 바꿔주는 타임이었지만 힘이 없는 불펜 때문에 조금 더 던지게 하다가 위기를 맞고 결국 점수를 내주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 초반에 점수를 줄 때도 있었다. 길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선발 투수들이 초반부터 힘조절을 하고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기 이만수 감독은 26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달라진 투수 운용 계획을 밝혔다. "선발투수들이 초반부터 전력피칭을 해서 6이닝 정도만 막도록 성 준 투수코치에게 말했다"고 했다.
이젠 불펜 대결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에서다. 이 감독은 "마무리 박희수는 괜찮은데 선발과 마무리 사이를 이어줄 중간계투진이 너무 약했다. 그러나 지금은 박정배가 있고, 윤길현도 좋아져 중간계투진이 2이닝 이상 막아줄 수 있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6이닝 정도면 충분하지만 투구수에 따라 조금 더 던질 수도 있고, 빨리 강판될 수도 있다. 예전처럼 7이닝 이상을 생각하고 던질 때와 6이닝까지 생각하고 던질 때와는 투구 패턴이나 완급조절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초반부터 전력피칭을 하면서 초반 실점을 줄이고 최근 좋아진 타선으로 점수를 뽑아 리드를 잡고 경기 후반 윤길현-박정배-박희수가 틀어막아 승리를 챙기는 것이 SK의 후반기 승리 전략이다.
이 감독은 "윤길현 박정배와 함께 중간에서 확실하게 막아줄 한명만 더 있으면 불펜 운용이 훨씬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오버핸드에 전유수와 이재영, 왼손 진해수, 사이드암 임경완 등이 그 후보들.
좋아진 타선과 강해진 불펜으로 인해 SK는 전반기의 부진을 씻고 후반기 대도약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이 감독은 "우리가 많이 뒤쳐진게 아니다. 후반기가 재밌어질 것"이라며 넌지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즈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11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SK 7회초 1사 1,3루에서 이재원이 우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이만수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