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이다.
'검붉은 서울'과 '푸른 수원'의 전쟁, 슈퍼매치의 날이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3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최고의 빅뱅이다.
스케일부터 관심이다. 슈퍼매치는 A매치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4차례 정규리그 혈전의 평균 관중은 무려 4만4960명이었다. 올시즌 수원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도 3만7879명이 입장했다. 이번에는 상암벌이 춤을 출 차례다. 과연 관중 규모가 어떻게 될 지가 관심이다. 서울의 서포터스 '수호신'은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기 위한 특별한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멋진 메시지를 담아 카드 섹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두 팀의 감정의 골은 깊이를 알 수 없다. 벤치는 벤치, 선수는 선수, 프런트는 프런트, 팬들은 팬, 대립의 역사는 10년이 훌쩍 뛰어넘었다. 어차피 한 배를 탈 수 없다. 흥분, 격정, 울분, 눈물, 미소가 녹아있는 영화같은 전쟁이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도 많다. 재미도 있고, 스릴도 넘친다. 그라운드는 전장이다. 쓰러지고, 찢어진다. 휘슬은 쉼표가 없다. 옐로와 레드카드가 덩달아 고개를 든다.
사령탑 대결도 이채롭다. 태생부터 라이벌의 피가 흐른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연세대 90학번,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고려대 88학번이다. '영원한 맞수' 연세대와 고려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올시즌 서 감독이 수원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서울과 서 감독, 지독한 악연이다. 서 감독은 서울의 전신인 LG 출신이다. 하지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1년간 뛴 서 감독은 친정팀이 아닌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안양 LG는 서 감독의 배신에 발끈했고, 법적 소송까지 벌였다.
지난해 대행 꼬리표를 뗀 첫 해 K-리그 최고의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슈퍼매치가 한이다. 전 구단 상대 승리의 환희가 수원에 발목이 잡혀있다. 지난해 11월 4일 수원전 7연패, 지휘봉을 잡은 후 5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1대1 무승부였다. 4월 14일 두 감독의 첫 대결도 1대1로 막을 내렸다.
일전을 앞둔 최 감독은 "앞선 두 경기를 비겼으니 이젠 이길 때가 됐다. 홈에서 반드시 받은 만큼 되돌려 주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또 서 감독을 향해 "난 진정한 원클럽맨이다. 오직 한 곳에서 청춘을 바쳤다. 그게 (서정원 감독과의) 딱 하나 차"이라고 자존심을 건드렸다.
서 감독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그는 "서울이 우리를 상대로 계속 졌던만큼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물론 우리 선수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대비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수원의 필승 카드는 '터프함'이다. 패싱 축구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특유의 색깔은 거친 플레이로 흐름을 바꾸는 것이다. 수원은 라돈치치, 스테보, 보스나가 팀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는 새롭게 영입한 산토스가 유일하다. 파괴력이 아무래도 떨어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서울의 묘책은 평정심이다. 전력보다는 분위기 싸움이 더 중요하다. 지나친 긴장과 조급함은 경기를 거스를 수 있다. 90분내내 함성과 탄식이 교차한다. 신이 K-리그에 준 최고의 선물 슈퍼매치, 그 막이 오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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