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한국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싸움과 더불어 거포들의 도루로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들이 빠르지 않은 발로도 도루를 하는 모습이 팬들에겐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면서 2년간 없었던 20(홈런)-20(도루) 클럽에 박병호(넥센·31홈런-20도루) 최 정(SK·26홈런-20도루) 강정호(넥센·25홈런-21도루) 등 홈런 1∼3위 선수가 모두 가입하는 진귀한 기록이 탄생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도루수가 확 줄었다. 23개의 홈런으로 공동 1위를 달리는 박병호는 현재 도루가 4개 뿐이다. 도루실패가 1번뿐. 즉 도루 시도 자체가 5번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엔 29번이나 시도해 20번을 성공시켰다.
15홈런의 강정호도 20홈런이 가능하지만 20도루는 쉽지 않을 듯하다. 9개의 도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7번의 실패로 16번이나 시도했다는 점은 박병호보다는 나은 모습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발이 빠른 선수가 아니다. 단독 도루는 쉽지 않다. 지난해엔 철저하게 사인에 의한 도루를 했었다. 발이 빠르지 않기에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심하지 않은데다 변화구 타이밍에 스타트를 빨리 할 경우 도루 성공의 가능성이 높았다. 올해는 상대 투수들이 이런 점을 잘 알다보니 도루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게 됐다.
현재 20-20클럽 후보자로는 최 정만이 남았다. 최 정은 23개의 홈런으로 박병호와 나란히 1위에 올라있는데 도루도 벌써 17개나 했다. 도루실패는 6개로 도루 성공률이 73.9%로 좋은 편이다. 현재의 상황을 볼 땐 20-20 클럽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홈런 수에 따라서는 30-30클럽도 바라볼 수 있다. 팀 성적이 어느정도 확정이 될 때는 개인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루의 경우는 출루만 한다면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전하기 크게 어렵지 않다. 30-30클럽은 2000년 박재홍 이후 아무도 밟아보지 못했다. 박재홍은 지난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면서 30-30클럽의 가능성을 가진 후계자로 최 정을 지목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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