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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 유독 강한 남자' 김승규 업그레이드 비결 '태극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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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2008년 11월 22일, 울산-포항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당시 김정남 울산 감독은 경기 종료 파격 교체를 단행했다. 수문장 교체였다. 베테랑 김영광을 빼고 18세였던 김승규를 투입했다. 결국 김승규는 일을 냈다. 120분간 혈투 끝에 득점없이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거듭한 끝에 울산의 승리(3PK2)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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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2011년 11월 26일, 울산-포항의 K-리그 플레이오프. 김호곤 울산 감독은 정규리그 1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은 김승규를 주전 골키퍼로 내세웠다. 김승규는 또 대형 사고를 쳤다. 상대의 페널티킥 두 개를 잇달아 막아내며 울산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위의 두 장면만 봐도 김승규는 '포항에 유독 강한 남자'다. 기운은 계속 유지됐다. 김승규는 28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에서도 신들린 선방으로 팀의 2대0 승리를 지켜냈다. '아~실점이구나!'하는 순간에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쇼를 펼쳤다. 김승규는 "최근 경기에서 실점이 많아져 합숙도 하루 일찍 들어왔다.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이긴 것이 가장 좋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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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의 칭찬도 이끌어낸 김승규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김승규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득점이 되도 무방할 만한 슛을 여러차례 막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도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영광이가 부상을 한 뒤 꾸준히 출전하면서 경기력이 좋아졌다. 대표팀에 다녀온 뒤에는 안정감도 나아졌다. 대표팀에 뽑힌 것에 걸맞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규의 소속팀과 대표팀 내 입지는 극과극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에선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그러나 울산에선 김영광이라는 큰 벽에 막혀 지냈다. 지난시즌까지 5년간 K-리그 출전은 23경기에 불과했다. 때문에 김 감독은 올시즌 전 김승규의 임대를 추진했다. 활용폭이 제한적이라 보유하고 있는 출중한 기량을 벤치에서만 썩히는 것이 안타까웠다. 클래식 여러 팀에서 김승규를 원했다. 그러나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울산에 남을 수밖에 없었다. 운명이 이었을까. 잔류가 오히려 약이 됐다. 올시즌 초반 김영광의 부상을 틈타 주전으로 도약했다. 김승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갑자게 뛰게 된 것도 부담스러운 일인데 이렇게 큰 관심을 가져줘 부담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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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A대표팀에서 상종가를 쳤다. 골결정력 부재를 드러낸 홍명보호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태극마크는 김승규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김승규는 "대표팀이라는 큰 경험을 했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더 자신감이 생긴다.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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