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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도쿄 신주쿠의 한 호텔 로비에서 주동식 전 코치를 만났다. 사업가로 자리를 잡은 그는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도쿄 지역에 일본식 주점인 스넥을 세 군데 운영하고 있고, 무역관련 회사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공식적으로 야구를 떠난 지 10년이 됐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선수를 지도하고 싶다고 했다. 호시노 센이치 라쿠텐 골든이글스 감독(66), 다카키 모리마치 주니치 드래곤즈 감독(72)을 거론하며 "야구 지도자의 나이와 지도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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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식은 국내 프로야구 출범에 깊숙이 관여했던 재일교포 야구인 장 훈씨의 권유로 해태 타이거즈행을 결정했다. 장 훈씨와 아버지가 한신 타이거즈와 재계약이 확정된 상황에서 주동식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주동식은 "도에이 플라이어스에서 함께 뛰었던 장 훈 선배가 한국야구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도 내가 고국에서 공을 던지는 걸 보고싶어 하셨다"고 했다. 민족의식이 강했던 주동식의 부친 고 주광희씨는 재일민단 부단장까지 지냈다. 평안남도 출신으로 김응용 감독과 동향이라고 했다. 아버지는 그해 한국시리즈 때 아들이 던지는 모습을 보러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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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식은 지금도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불편한 일이 많았을 것 같다'고 하자 주동식은 "외아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적을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귀화를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는데 '아빠 죄송해요'라면서 생활이 불편해 귀화를 하겠다고 해 말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그의 연봉은 1000만엔. 당시 수준에서도 상당한 액수였다. 그런데 가족을 도쿄에 두고 와 두집 살림을 하다보니 돈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10승을 거두면 보너스를 받기로 계약이 돼 있었다. 구단이 이 보너스 지급이 아까워 등판을 막은 것이다"며 웃었다.
그해 해태는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하면 수훈선수들의 연봉은 당연히 인상이 되어야 하는데, 해태는 슬쩍 넘어가려고 했다. 이때 주동식을 비롯한 선수들이 함께 나서 구단과 싸웠다고 한다.
주동식은 1983년 30경기에 등판해 7승7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3.35. 1984년 18경기에 나서 6승5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 재일교포 선수들은 일본의 선진야구를 국내야구에 전수,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때때로 한국어가 서툰 '반쪽바리'소리를 듣는 등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일본에서는 한국계라고, 한국에서는 일본 출신이라고 수근대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대구 원정 경기 때 재일교포 포수 김무종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와 호텔로비에서 울면서 '차별하지 마라'고 외쳤다. 그 때 로비에는 해태 선수는 물론, 일반인들도 많았다. 모두에게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2년 간의 해태 선수 생활은 그의 야구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주동식은 "당시에는 한국에 간 걸 굉장히 후회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참 소중했던 경험이고 추억이었다. 난 버럭 화를 냈다가도 안 좋았던 일은 금방 잊어버린다. 다른 한국인 처럼 말이다"며 웃었다.
그가 선수로 뛰었던 1980년대 초에는 한국과 일본야구의 수준차이가 컸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한국야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일본을 바짝 따라잡았다. 주동식은 "한국야구는 메이저리그의 파워와 일본야구의 세밀함을 모두 갖춘 것 같다. 아주 재미있게 한국야구를 보고 있다"고 했다.
도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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