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가 나온다 해도 우리에게는 똑같은 경기일 뿐이다."
정규시즌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LG. 선두 싸움 뿐 아니라 사구 논란으로 악연을 맺고 말았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경기에서 LG 투수 리즈가 던진 강속구가 삼성 배영섭의 헬멧을 강타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배영섭은 이후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후유증에 시달렸고, 결국 1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현재 훈련을 재개한 상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7일 홈에서 벌어지는 롯데와의 경기에 맞춰 배영섭을 1군에 복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29일 벌어지는 삼성과 LG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다. 사실상 1위 결정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경기. 여기에 LG가 선발투수로 리즈를 내세울 가능성이 충분한 경기이기도 하다. LG는 28일 넥센, 29일 삼성, 30일 두산과 연전을 치른다. 4강 경쟁상대들과의 맞대결. LG의 올시즌 농사를 좌우할 경기들이다. 이 3경기에 팀의 중심 투수들이 모두 투입될 예정. 결국 리즈, 류제국, 우규민이 3경기 선발로 출격할 예정인데 리즈가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5경기에 나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하는 등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반면, 넥센과 두산을 상대로는 올시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때문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많다. 또, 리즈로서는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심리적 부담감을 떨쳐버릴 필요도 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이런 상황을 굳이 피해갈 스타일도 아니다.
만약 리즈가 삼성전에 등판한다고 하면 삼성의 입장은 어떨까. 류 감독은 일찌감치 리즈의 헤드샷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류 감독은 23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도 "물론 리즈가 일부러 배영섭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의 여부를 떠나 변화구가 손에서 빠진게 아니라 140km 이상의 직구가 머리로 날아든다면 퇴장을 주는게 맞다"며 다시 한 번 유감을 표명했다. 류 감독은 "시즌 종료 후 감독자 회의에서 분명 이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헤드샷 금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뜻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리즈에 대해 "리즈가 나온다고 해도 특별히 신경쓸 건 없다. 정규시즌 128경기 중 1경기를 치르는 것"이라고 했다. 후유증이 남아있을 수 있는 배영섭에 대해서도 "27일 경기부터 출전시킬 생각이니 29일 LG전 역시 경기에 내보낼 것"이라며 굳이 배영섭과 리즈의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삼성 1번은 배영섭이다. 배영섭의 이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복귀를 앞둔 배영섭에 대해 "사구를 맞은 다음날 경기를 쉬게 해줬어야 했다. 본인이 괜찮다고해 출전을 시켰었는데 급하면 안되는 부분이었다"고 자책을 하기도 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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