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사달은 박병호에게서 났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 0-3으로 뒤진 넥센이 7회초 공격을 맞았다. 선두타자 이택근이 3루쪽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병호 타석이었기 때문. 두산 선발 노경은은 6회까지 3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이어오고 있었다. 박병호를 상대로도 2타석 연속 삼진. 포크볼 승부에 괴물의 방망이가 잇달아 허공을 갈랐다.
노경은과의 세번째 승부. 박병호는 작심한듯 변화구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패스트볼에만 배트를 내 파울타구를 만들었다.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 출루. 3점 차 리드를 지키던 두산으로선 설령 박병호에게 장타를 맞더라도 승부가 필요했던 시점. 아쉬운 만큼 불안감이 커졌다. 때마침 노경은의 투구수는 100개를 넘어가고 있었다. 박병호의 출루로 무사 1,2루. 전 타석에 2루타성 단타를 날리며 슬럼프에서 탈출한 김민성이 일을 냈다. 볼카운트 2B1S이 되자 노경은의 선택은 많지 않았다. 더 이상의 볼넷은 무조건 막아야 했다. 초구 후에 변화구 2개를 잇달아 던졌던 노경은은 결국 패스트볼 그립을 쥐었다. 딱 하나 구종을 예상한 김민성에게는 쉬운 선택. 기다렸다는 듯 배트가 힘차게 돌았고,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동점 쓰리런 홈런.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2차전에서 박병호를 피해서 결과가 좋았다면 모르지만 실패했기 때문에 오늘은 두산이 박병호를 승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작정 피해가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박병호와의 승부 교훈이었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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