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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왜?]'사제대결' 스승은 절박했고, 제자는 ACL에 도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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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과 울산 현대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경기를 벌였다. 울산 김신욱이 2-0으로 앞서는 추가골을 넣은 후 김호곤 감독과 손을 맞잡고 있다.울산은 승점 55점으로 1위 포항에 1점 뒤진 3위를, 서울은 51점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 모두 선두 포항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 상암=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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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절박했다. 제자는 생각이 많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으로 챙겨야 할 것이 한 둘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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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울산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사제 대결', 스승이 또 웃었다. 울산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그룹A에서 서울을 2대0으로 제압했다. 올시즌 세 번째 충돌이었다. 김 감독이 2승1무로 절대 우세를 자랑했다. 제자를 발판삼아 승점 58점으로 선두에 등극했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은 선수로 뛰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는 묘한 신경전이 있었다. 19일 상경한 김 감독은 제자에게 한 통의 전화를 했다. 그는 "'서울에 올라 왔습니다'라고 보고를 했다"며 "ACL 결승전을 앞두고 특히 부상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며 웃었다. '보고'라는 말에 최 감독은 애교섞인 말로 "보고는 또 무슨 보고냐. 짜증이 난다. '샘(선생님)'이 1승1무로 앞서 있으면서도, 사랑하는 제자라면 몸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울산이 우승 경쟁에서 최고 유리한 위치다. 부상을 걱정하라는 말은 강하게 나올테니 ACL에만 집중하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기싸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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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이 열렸다. 전반은 0-0 균형이었다. 후반에는 스승의 지략이 한 수위였다.

김신욱과 데얀, 극과 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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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최고 무기는 역시 1m96의 김신욱이다. 반면 서울은 사상 첫 K-리그 2년 연속 득점왕 데얀을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은 울산과 만나면 '김신욱 경보'를 내린다. 하지만 이번 대결을 앞두고는 온도 차가 있었다. "그렇게 신욱이를 해외에 보내라고 샘한테 얘기했는데. 왜 안보내는지 모르겠다(웃음). 그러나 오늘은 세트피스가 가장 걱정스럽다. 신욱이를 위장으로 하고 (강)민수와 (김)치곤이 쪽을 노릴 수 있다." 김 감독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신욱이는 잘하고 있다. 특별훈련을 통해 유연성에 볼키핑 훈련을 많이 했다. 제공권을 따낸 후 안정된 패싱력도 주문했다. 다만 서울에는 데얀이 있고, 없는 것과 차이가 많이 나더라. 득점력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데얀은 몬테네그로대표에 차출돼 6일 인천(0대0 무), 9일 수원(0대2 패)전에 제외됐다.

서울은 예전과 달리 김신욱에 대한 강력한 견제를 하지 못했다. 공중볼 싸움에선 완패였다. 17일 귀국한 데얀은 무뎠다. 후반 1분 세트피스에서 터진 하피냐의 선제 결승골 장면에서는 데얀이 쉽게 볼을 처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집중하지 못했다. 후반 25분 김신욱은 쐐기골로 완승을 이끌었다. 서울이 두 골만 허용한 것이 오히려 다행일 정도로 김신욱을 앞세운 공격력은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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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감독은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발전하고 있는 김신욱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 작업을 막지 못했다. 박스 주변에서 침착하면서 냉정함을 가졌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김 감독은 웃었다. "김신욱은 예전처럼 많은 헤딩플레이보다 깊이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이용, 공간 활용을 잘하고 있다. 예전처럼 활동범위가 좁은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운영하기 좋다." 데얀은 공격에서도 예전의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최 감독은 경기 전에는 "피곤함이 안보인다"고 했지만 끝난 후에는 "상당히 피곤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능력이 있는 선수다. ACL 결승전에서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FC 서울과 울산 현대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경기를 벌였다. 서울 최용수 감독이 팀이 0-2로 뒤지자 허탈해하고 있다.울산은 승점 55점으로 1위 포항에 1점 뒤진 3위를, 서울은 51점으로 4위를 달리고 있다. 두 팀 모두 선두 포항보다 2경기를 덜 치렀다. 상암=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20/
서울의 ACL 결승전, 울산에는 보약

서울은 베스트11에 변화가 있었다. 오른쪽 윙백에 차두리 대신 최효진을 투입했다. 차두리는 경고누적으로 26일 광저우와의 ACL 결승 1차전에 결장한다. 아디는 부상에서 회복됐지만 경기력에선 물음표다. 광저우전도 주전으로 기용될 지 미지수다. 홍명보호에 차출된 윤일록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그 자리는 에스쿠데로가 채웠다. 최 감독은 "ACL에 대비해 큰 것을 봐야하지 않겠느냐. 일록이는 '영플레이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장면이 많이 모인다. 에스쿠데로는 한 동안 못 뛰어 칼고 갈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지난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해 올해 ACL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선택과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지나고 나니 올해 ACL에 못 나간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날 서울전을 무조건 잡아야 했던 이유다.

최 감독은 후반 12분 차두리를 교체 투입했지만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대신 고요한이 윙백으로 내려섰다. 만에 하나 일어날 수 있는 최효진의 공백에 대비한 카드였다. 그러나 차두리는 공격 전술에 녹아들지 못했다. 둘은 9분 뒤 자리를 바꾸었다. 시간만 허비했다. 최 감독은 차두리를 윙어로 출전시킨 데 대해 "ACL 결승 1차전에 차두리의 공백을 최효진이 메워줄 것으로 본다"는 대답으로 대신했다.

김 감독은 제자의 실수를 역이용했고, 흐름을 완전히 잡았다. 김 감독은 "서울도 찬스가 많았다. 경기 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다만 데얀이 대표팀에 나가서 같이 호흡을 맞추지 못한 점이 부진의 원인이었다. 앞으로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위로했다.

서울은 ACL 정상이 올시즌 최고의 목표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 'ACL 결승 진출=우승'은 아니다. 1등은 영원히 역사에 남지만, 2등은 곧 잊혀진다. 도취돼서는 희망은 없다. 어떻게든 반전의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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