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링 히트, 10연타석 안타, 최고령 타격왕, 최고령 골든글러브, 그리고 최고령 FA. LG 이병규는 2013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우리 나이 40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대활약이었습니다.
2013년 이병규는 LG의 징크스 중 하나를 깨뜨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병규 이전의 LG의 주장들은 '주장 징크스'를 되풀이했습니다. LG가 10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지난 몇 년 간 야수 중에 선출된 LG 주장들의 타격 성적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주장으로서의 중압감이 개인 성적 하락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이병규도 주장 징크스로부터 예외는 아닌 듯했습니다. 그가 주장을 맡은 2012년 LG는 7위에 그쳤습니다. 이병규는 0.300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2011년의 0.338에서 하락한 수치였습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와 볼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이병규의 성향을 파고들어 상대 투수들은 좋은 공을 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그의 어깨 높이로 유인구를 던져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했습니다. 자타공인 최고의 배드볼 히터 이병규라 해도 어깨 높이의 유인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2012년 그가 기록한 18개의 병살타는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였으며 득점권 타율은 0.230에 그쳤습니다. 타점도 2011년 75개에서 2012년 41개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이병규는 2013년 주장 2년차를 맞이해 달라졌습니다. 가급적 초구는 공략하지 않고 지켜보았습니다. 어깨 높이의 유인구에는 방망이를 내지 않았습니다. 이병규가 타석에서 볼을 골라내기 시작하자 상대 투수들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병규는 0.348의 타율로 타격 1위를 차지했는데 1999년 0.3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었습니다. 타점도 74개로 2011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병살타는 10개로 줄였습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 0.426로 9개 구단 타자 중 유일한 득점권 타율 4할 타자가 되었습니다. 기회에 강한 타자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성적으로 솔선수범한 것은 물론 그라운드에서 독특한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이병규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리는 후배들을 독려했습니다. '주장 징크스'를 깨뜨린 그의 맹활약에 힘입어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이병규는 2년 동안 역임했던 주장 완장을 내려놓습니다. LG는 내년 초 새로운 주장을 선출합니다. 하지만 그가 '주장 징크스'를 깨뜨렸기에 후임 주장은 부담이 그만큼 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병규는 팀 내 야수 최고참으로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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