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길매직? 그게 있다면 진짜 만들어봐야죠."
김봉길 인천 감독의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그룹A 진출의 달콤함은 잊은지 오래다. 주축 선수들과 작별하느라 한달을 보냈다. 공격의 핵이었던 측면 미드필더 한교원이 전북으로 이적했고, FA(자유 계약)인 수비형 미드필더 손대호와 중앙 수비수 김태윤도 팀을 떠났다. 손대호는 중국의 항저우 그린타운에 새 둥지를 틀었다. 김태윤도 새 팀을 알아보고 있다. 더 큰 공백은 팀의 주축이자 '캡틴'이었던 김남일의 이적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천이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김남일이 전북행 의지를 밝히면서 이적이 결정됐다.
마이너스는 크지만 더하기는 작다. 주앙파울로 등을 비롯해 용현진 이상희 김봉진 임하람 등 8명의 선수를 데려왔지만 이름값에서 떨어진다. 설기현과 재계약한 것은 유일한 위안이다. 인천은 추가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예산삭감으로 인해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시즌 정인환 정 혁 이규로 등 3명이 동시에 빠져나갔다. 그 때는 그래도 구심점이 있었다. 올시즌에는 김남일을 비롯해 4명이 빠져나갔다. 모두 팀의 핵심 자원들이다. 구단에 꼭 잡아달라 부탁했던 선수들이다. 구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아쉬워했다.
고개 숙이고 있을수만은 없다. 순간의 방심은 강등의 나락으로 이어진다. 2014년 클래식에서는 12개 팀이 생존 경쟁을 펼친다. 인천은 포항, 울산, 전북, 서울, 수원, 부산, 제주, 전남 등 기업 구단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야 한다. 12위는 자동 강등,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운명이다. 인천은 13일 동계전지훈련지인 괌으로 떠났다. 괌에서 '봉길매직 시즌 2'가 시작된다. 김 감독은 그간 '봉길매직'이란 단어를 들으면 손사레를 쳤다. 과분한 평가라는 뜻이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김 감독은 "봉길매직이란 얘기를 들으면 쑥스러웠다. 봉길매직이란게 있으면 지금 진짜 필요하다.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봉길매직 시즌2의 핵심 자원은 문상윤-이석현-구본상 트리오다. 김 감독은 이들을 전술의 축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문상윤은 공격의 핵이며, 구본상은 수비의 리더다. 이석현은 이들의 가교 역할을 한다. 김 감독은 "지난시즌 많은 경험을 쌓으며 축구에 눈을 떴다. 다음시즌에는 더욱 만개할 수 있다. 이들을 축으로 짜임새 있는 전술을 만들겠다"고 했다. 인천은 괌에서 몸을 만든 뒤 일본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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