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9회를 막아줄 투수가 없어. 마무리 투수가 없다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0일 대전구장. 경기 전 만난 한화 김응용 감독의 한숨 소리가 대전구장 1루측 덕아웃을 가득 채웠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가 없다. 큰일이다"고 했다. 단순한 엄살이 아니었다. 김 감독의 시즌 개막 전 불펜 구상이 완전히 어그러진 상황이다.
한화 불펜 심각성은 어느 정도?
일단 마무리 투수 2명이 모두 나가 떨어진 상태다. 김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은 송창식과 김혁민 더블 스토퍼 체제로 가겠다"고 공언했다. 송창식은 지난 시즌 20세이브를 기록하며 한화 뒷문을 책임졌다. 여기에 구위가 좋은 김혁민이 가세한다면 뒷문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계산이었다.
하지만 송창식이 흔들렸다. 3월 30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후 뚝 떨어진 구위로 난타를 당했고 마무리에서 탈락했다. 믿었던 김혁민까지 흔들렸다. 11일 넥센전 ⅔이닝 4안타 3실점, 15일 KIA전에서 ⅓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하더니, 19일 LG전에서는 9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3안타를 허용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김혁민은 20일 LG전을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8, 9회에 던질 투수들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이 마련한 대안은?
그나마 김 감독이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것은 두 명의 윤씨 성을 가진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완 윤규진, 좌완 윤근영이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다. 김 감독은 "윤규진과 윤근영을 승산이 있는 경기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이닝씩을 막아내는 보통의 필승 계투조와는 달리 승리를 확실히 매조지하는 전천후 중간투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윤규진은 16일 KIA전에서 5⅓이닝 8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김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윤근영도 19일 LG전에서 3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당초 김 감독은 윤근영에게 9회까지 맡기려고 했지만, 윤근영이 수비 도중 넘어져 보호 차원에서 9회 교체를 했다. 그런데 그가 마운드를 내려온 후 7-2 리드에서 동점이 되고 말았다. 김 감독은 이들을 이기는 경기 6회, 7회에 일찌감치 투입해 2~3이닝을 모두 책임지는 식으로 경기 운영을 할 계획이다. 다른 투수들을 내 경기가 뒤집어질 바에는 이 투수들로 확실히 잡고 갈 경기를 잡고 가겠다는 계산이다.
또 한 명의 다크호스는 신인 최영환이다. 김 감독은 19일 LG전에서 씩씩한 투구로 데뷔 첫 승을 따낸 최영환에 대해 "앞으로 믿어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영환이 붙박이 마무리는 아니더라도 뒷문을 어느 정도 책임져주면 한결 편하게 불펜 운용을 할 수 있다.
한화는 20일 LG전에서 선발 앨버스가 5⅓이닝을 막고 7-5 리드 상황에서 내려오자 윤규진 1⅔이닝, 최영환 2이닝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최영환이 9-7로 앞서던 9회 조쉬 벨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2사 만루 위기를 내주는 등 불안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지켰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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