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가 없다. 많은 팀들의 하소연이다.
현재 뛰고 있는 포수들에 대해 만족감을 보이는 감독들은 그리 많지 않다. 롯데 강민호, 두산 양의지, SK 정상호, NC 김태군 등 몇명을 제외하면 확실한 안방마님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한화의 경우 엄태용 이희근 정범모에 신인 김민수까지 포수들을 고루 써보지만 확실하게 느낌이 오는 선수가 없다. 한화는 최근 조경택 2군 배터리코치를 1군에 올리고 대신 전종화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는 배터리코치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포수 기근 현상은 몸값으로도 나타난다. 현재 FA 역대 최고 몸값은 다름아닌 롯데의 포수 강민호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4년간 총액 75억원에 롯데와 계약했다. 2006년 심정수(당시 현대→삼성)가 기록한 4년간 60억원을 8년만에 경신했다. 롯데가 강민호에게 역대 최고 몸값을 안겨준 것은 그만큼 포수에 대한 타팀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다.
안정된 포구와 정확하고 빠른 2루 송구, 투수의 바운드볼을 막아내는 블로킹에 상대 타자의 수를 읽고 그에 대처하는 노련한 리드까지 포수에게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 여기에 경험이 더해져야 가능한 일이다. 신인 지명때부터 좋은 포수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좋은 포수가 나오기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코치의 전문성을 꼽았다. 중-고교의 코치진이 프로처럼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는게 아니라는 것.
대부분 중-고교팀의 코칭스태프는 감독에 코치 2∼3명이 전부다. 이들이 투수와 야수들의 투구, 공격, 수비를 모두 가르쳐야 한다. 투수코치 1명에 타격코치 1명 정도가 대부분. 보통 타격코치가 수비까지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포수를 가르칠 코치는 마땅치않다.
류 감독은 "코치들이 알아야 가르치지 않겠나. 포수를 안해본 야수출신 코치가 포수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류 감독은 고졸 신인 내야수의 수비 모습을 보면 고교 때 코치가 내야수 출신인지 외야수 출신인지 딱 알 수 있다고 했다. 류 감독은 "땅볼 타구라고 그냥 다 잡는게 아니다. 상황, 타구의 질, 방향에 따라 스텝과 잡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만큼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 따라 포지션에 따른 선수들의 기량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고교팀이 코치를 프로처럼 분야별로 다 뽑을 수는 없기에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기본기가 갖춰진 선수가 입단한다면 이후 성장이 빠를 수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그것을 바라기는 쉽지 않다. 결국 구단에서는 자질을 보이는 포수를 뽑아 기본기부터 새롭게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포수가 야수보다 배워야할 것이 많기에 그만큼 성장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어릴 때는 조금만 가르쳐주면 금방 그림이 바뀐다. 대학교 졸업하면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습관을 바꾸기 힘들더라"면서 중고교때의 성장을 강조했다.
다행히 야구계도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육성위원회는 지난해 말 전국 57개 고교야구팀 포수들을 대상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포수집중 순회코치' 프로그램을 실시했었다. 당시 KBO 이도형 육성위원과 김윤일 전 두산 포수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한 바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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