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32)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루머가 구단 안팎에서 돌고 있다.
거구의 좌타자 히메네스는 4~5월까지만 해도 놀라운 타격 실력을 보여주었다. 두 달 동안 11홈런, 41타점을 쓸어담았다. 시즌 전 국내 9팀이 뽑은 외국인 타자 랭킹에서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힐 수 있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그런데 6월부터 이상하리 만큼 하락세를 보였다. 6월 이후 7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3홈런에 1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선발이 아닌 대타로 기용되는 횟수가 늘었다. 7월 타율(0.192)만 따지면 2할 이하다.
그동안 히메네스의 교체 검토 얘기는 롯데 구단 주변에서 흘러나오지 않았다. 히메네스가 최근 한달 정도 부진했지만 그래도 지금 타격 지표가 나쁘지 않다. 시즌 타율 3할3푼3리(공동 14위), 75안타, 14홈런(공동 12위), 54타점이다. 장타율은 5할8푼2리(11위), 출루율은 4할2푼6리(12위), 득점권 타율은 3할1푼8리다.
롯데 구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히메네스의 교체를 검토하기 시작한 건 불과 며칠 전부터다. 왜 롯데는 특 A급은 아니더라도 괜찮은 활약을 한 히메네스를 교체하려고 물밑 작업을 시도하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외국인 선수 교체가 모험인 동시에 분위기 반전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히메네스가 약 한 달 정도 부진했지만 다시 4~5월 처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올 수도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런데 롯데 구단 안팎에선 히메네스가 세 가지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 히메네스는 베네수엘라의 가족(아내와 자식)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은데 이 일이 생각 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왼손 바닥과 손가락 부위를 다쳤는데 그게 타격할 때 계속 지장을 주고 있다. 또 상체 위주의 타격이 계속 이뤄지면서 좀처럼 장타를 치지 못하고 있다. 하체를 받쳐놓고 치지 못하는 히메네스의 타격 폼은 고질적이라고 한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히메네스의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렇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국내 구단들은 항상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외국인 선수 교체건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한 대비 차원이다. 그래서 구단별로 국내야구에서 통할 만한 외국인 선수들의 4~5년 정도 추적 관리 파일이 다 있다. 롯데도 이미 최근에 미국에 스카우트 관계자를 파견해 동향을 살폈다.
롯데 구단은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웨이버 신청 마감은 오는 24일까지다. 이때까지 히메네스를 계속 쓸지 아니면 퇴출시키고 새 대체 선수를 뽑을 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체 선수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히메네스 퇴출을 결정하면 새 선수를 영입하기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다. KBO 등록 규정엔 8월 15일 이전까지 엔트리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만 포스트 시즌에 나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6명의 외국인 선수가 짐을 쌌다. 투수 나이트(넥센) 클레이(한화) 레이예스(SK) 볼스테드(두산) 야수 조쉬벨(LG) 그리고 스캇(SK)이 시즌 중도에 퇴출되고 말았다.
히메네스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될까. 그는 지난 18일 열렸던 올스타전에 이스턴리그 지명타자로 출전하기까지 했다. 팬들로부터 삼성 이승엽 보다 많은 표를 받아서 올스타전에 나갔다.
시즌 중간에 하는 외국인 선수 교체는 도박과 같다고 말한다.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선수가 와서 빨리 연착륙하면 대박이 날 수 있고, 못할 경우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롯데 구단의 결정에 모든 게 달렸다. 롯데는 이번 시즌 전반기를 4위로 마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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