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의 좌타자 히메네스는 4~5월까지만 해도 놀라운 타격 실력을 보여주었다. 두 달 동안 11홈런, 41타점을 쓸어담았다. 시즌 전 국내 9팀이 뽑은 외국인 타자 랭킹에서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힐 수 있는 우수한 성적을 냈다.
그런데 6월부터 이상하리 만큼 하락세를 보였다. 6월 이후 7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3홈런에 1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7월 들어서는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선발이 아닌 대타로 기용되는 횟수가 늘었다. 7월 타율(0.192)만 따지면 2할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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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히메네스의 교체를 검토하기 시작한 건 불과 며칠 전부터다. 왜 롯데는 특 A급은 아니더라도 괜찮은 활약을 한 히메네스를 교체하려고 물밑 작업을 시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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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네스가 약 한 달 정도 부진했지만 다시 4~5월 처럼 타격 페이스가 올라올 수도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런데 롯데 구단 안팎에선 히메네스가 세 가지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 히메네스는 베네수엘라의 가족(아내와 자식)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은데 이 일이 생각 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또 최근 왼손 바닥과 손가락 부위를 다쳤는데 그게 타격할 때 계속 지장을 주고 있다. 또 상체 위주의 타격이 계속 이뤄지면서 좀처럼 장타를 치지 못하고 있다. 하체를 받쳐놓고 치지 못하는 히메네스의 타격 폼은 고질적이라고 한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히메네스의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렇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롯데 구단은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한 웨이버 신청 마감은 오는 24일까지다. 이때까지 히메네스를 계속 쓸지 아니면 퇴출시키고 새 대체 선수를 뽑을 지를 결정해야 한다. 대체 선수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히메네스 퇴출을 결정하면 새 선수를 영입하기까지 공백이 생길 수 있다. KBO 등록 규정엔 8월 15일 이전까지 엔트리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만 포스트 시즌에 나갈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히메네스의 운명은 어떻게 결정될까. 그는 지난 18일 열렸던 올스타전에 이스턴리그 지명타자로 출전하기까지 했다. 팬들로부터 삼성 이승엽 보다 많은 표를 받아서 올스타전에 나갔다.
시즌 중간에 하는 외국인 선수 교체는 도박과 같다고 말한다.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선수가 와서 빨리 연착륙하면 대박이 날 수 있고, 못할 경우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롯데 구단의 결정에 모든 게 달렸다. 롯데는 이번 시즌 전반기를 4위로 마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