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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니 김선이씨의 가슴이 무너져내렸다. 2년 전에도 그랬다. 사재혁은 2010년 어깨 수술을 할 때도 홀로 병원을 찾았다. 어머니는 나중에 그 사실을 알았다.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아들은 이번에도 차가운 수술대에 혼자 올랐다. 어머니가 걱정할까봐.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은 아들이 바벨을 다시 잡았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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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77㎏급에서 인상 163㎏·용상 203㎏·합계 36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깜짝 스타'의 탄생이었다. 2009년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용상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과 고양에서 어머니는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역도 천재' 소리를 들으며 학창시절부터 승승장구한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해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항상 어머니는 아들을 지켜봤다.
그러나 2012년 런던올림픽. 어머니는 런던을 찾지 못했다. 아들은 쓰러졌다. 경기 도중 팔꿈치가 탈구됐다. 바벨을 놓지 않고 버틴 투혼이 독이 됐다. 팔이 '덜렁'거렸고 팔꿈치가 탈구되면서 인대가 끊어졌다. 역도인들은 "이제 더이상 바벨을 들지 못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어머니는 "엄마가 런던에 안가서 그랬나보다"라며 아들에게 미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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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뚝이 역사' 사재혁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재기를 꿈꿨다. "'사재혁이 이제 끝났다'는 소리 듣고는 못살겠다. 그동안 나를 도와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운동해야 한다." 결의에 찬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말을 다시 삼켰다. 김씨는 "내 아들이지만 강한 애다. 다칠 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선다. 이번에 너무 크게 다쳐 포기할줄 알았는데…, 정말 정신력이 강하다"고 했다.
2014년 사재혁은 체급을 85㎏으로 올렸다. 생애 첫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서 기적을 꿈꾼다. "힘들다는 걸 알지만 정말 어느 때보다도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 아들의 바람을 들은 어머니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엄마가 경기장에 갈테니깐 다치지만 말고 하던대로 해. 메달을 떠나 마음을 비우고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이렇게 재기해서 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넌 자랑스러운 내 아들이야."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