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김준기 회장이 철강사업 진출 30년 만에 결국 '철강왕'의 꿈을 내려놓았다.
김준기 회장은 23일 동부제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메시지에서 "채권단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하고, 동부제철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려고 한다"면서 "원료자립의 숙원을 실현하고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전기로 제철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했던 동부제철의 꿈은 잠시 좌절됐지만, 각자 맡은 위치에서 동부제철의 비전인 경쟁력 세계 제일의 제철회사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회사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으며, 차입금 1조3000억원에 대해 개인보증을 서고, 전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다"면서 "비록 지금은 여력이 없지만, 여건이 허락되는 한 모든 것을 바쳐 동부제철을 지원하겠다는 결심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그룹 내에서 맡은 직위 중 동부제철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 등의 직위는 유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2일 동부제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신규자금 6000억원 투입과 채무상환 유예,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회생방안이 담겼다.
김준기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100대 1로 차등 감자해 김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 회장이 사재 출연 등 회사 경영정상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될 경우 채권단 결의를 거쳐 김 회장 측에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김준기 회장에 대한 예우 등의 문제는 약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김 회장 예우 문제는 향후 추가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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