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를 잘 넘긴 것 같다."
우리은행은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서 열린 삼성 블루밍스와의 경기에서 74대49로 크게 이겼다. 4쿼터 한 때 30점차까지 점수가 벌려질 정도로 우리은행으로선 낙승이었다.
하지만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고비를 잘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 1쿼터 초반 경기가 잘 안 풀렸을 뿐 여유있는 경기를 운영했음에도 굳이 고비를 얘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위 감독은 올 시즌 한층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 개막 후 단 한번도 지지 않고 이날까지 14연승을 달리며 독주 체제를 갖춘 것에서 보듯 다른 5개팀과의 실력차가 크게 나고 있다. 통합 2연패를 이룬 지난 시즌까지는 임영희 박혜진 양지희 이승아 등 4명의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1명 등 베스트5를 거의 풀타임에 가깝게 뛰게 할 정도로 벤치 멤버의 실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믿지 못했지만 적어도 올 시즌은 다르다.
3년째 사령탑을 맡으며 그만큼 경기 운영에 대한 여유가 생긴 이유도 있지만 여기에다 식스맨들을 많이 성장시켰다. 박언주와 이은혜 등 벤치 멤버들은 매 경기 모두 출전 기회를 잡고 있고 이어 김단비와 강영숙이 번갈아가며 투입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존 멤버들은 체력을 많이 세이브할 수 있었다. 위 감독이 말한 고비는 바로 이 대목이다. 주전들이 예년과 달리 매 경기 25~30분 정도만 뛰다보니 경기 체력이 여기에 고착화되는 모습이 보였다는 것. 위 감독은 "식스맨들을 폭넓게 기용하다보니 주전들의 경기 감각과 체력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 임영희와 이승아에게 스코어와 상관없이 풀타임에 가깝게 기용하겠다고 사전에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두 선수가 잘 뛰어줬다. 역시 잘 적응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34분 가까이 뛴 임영희는 "이전 경기에서 주로 초반에 안 뛰다보니 1쿼터에 감각을 찾느라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을 거듭하면서 다시 회복했다"고 말했다. 연승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딱히 연승에 신경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위기나 기세가 좋을 때 승수를 많이 쌓자는 생각은 한다. 팀원 모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전과 비주전의 체력 안배까지 하면서 마음 먹은대로 승리를 하는 팀, 우리은행의 현주소다.
춘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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