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재도전이냐, 100억원이냐.
'88둥이'는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2014시즌이 끝난 뒤, 손아섭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양현종은 최고응찰액을 통보받은 KIA가 기대 이하의 금액 탓에 포스팅을 거부했다. 김광현은 연봉 협상까지 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손아섭도 윈터미팅 전 포스팅 절차를 밟았지만 원하는 구단이 나오지 않았다.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할지 관심이다. 특히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이어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빅리그에 진출한 상황이다. KBO리그 '간판 선수'들의 해외 진출 러시가 거세다. 이미 '88둥이'의 눈높이도 미국 야구에 맞춰져 있을 공산이 크다.
양현종은 외국인, 토종 투수를 통틀어 지난 시즌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2.44)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난타 당한 8월4일 목동 넥센전(5이닝 8실점) 성적을 빼면 2.11로 뚝 떨어진다. 그는 키가 1m83으로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타점이 높다. 두산 민병헌은 "직구, 슬라이더뿐 아니라 체인지업도 예리하다. 류현진(LA 다저스) 구위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김광현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일본 킬러'로 명성을 알렸다. 입단 2년차인 2008년 16승4패, 2009년 12승2패, 2010년 17승7패로 류현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어깨 통증으로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2014년이 돼서야 예년과 같은 공을 뿌렸고 지난 시즌에는 30경기에서 14승6패 3.72의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했다.
이 둘은 올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없이 해외 진출을 노릴 수 있다. 포스팅 비용 부담이 없기 때문에 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손아섭 역시 무응찰 충격을 딛고 올 시즌 뒤, 또는 내년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만 하다. 통증을 느끼고 있는 어깨 관리를 잘 해 풀타임 활약하면 빅리그 스카우트의 본격적인 관찰이 시작될 것이다.
물론 해외 진출 없이 KBO리그에서 뛰는 길도 있다. 이럴 때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사상 첫 100억원짜리 FA 탄생이다. 2013년말 강민호가 역대 FA 최고액 75억원을 기록한 이래 장원준(두산) 정우람(한화·84억원) 최정(SK·86억원) 등이 잇따라 잭팟을 터뜨렸다. 최근에는 삼성에서 9시즌 풀타임 활약한 박석민이 NC 다이노스에 새 둥지를 틀면서 96억원 돈방석에 앉았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96억원을 넘을 유력한 후보다. SK, KIA는 물론 타구단에서도 KBO리그 에이스를 영입하기 위한 '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둘은 나이도 고작 스물 여덟 살이다. 손아섭도 검증된 외야수다. FA 자격을 얻게 되면 그를 노리는 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시장 환경에 따라 외야수 중 최고액도 노려볼 만한 자원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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