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88둥이' 시대다. 2016년 비FA 연봉 '톱5' 가운데 3명이 88년 생이다.
김광현(SK 와이번스)은 27일 지난해 연봉 6억원에서 2억5000만원 오른 8억5000만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구단은 일찌감치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밝혔고, 계약 후 "팀 공헌도와 에이스로서 가치를 인정해 인상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8억5000만원은 역대 비FA 최고 연봉이다. 그는 지난해 30경기(선발 29경기)에 등판해 14승6패1홀드 3.72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시즌 뒤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해 1선발 노릇을 했다.
김광현에 앞서 12일엔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3억5000만원이나 오른 7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기준으로 지난해 두산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세운 비FA 최고 연봉과 타이 기록이었다. 이번에 김광현에 의해 깨졌지만, 구단은 에이스 자존심을 최대한 살려줬다. 양현종도 협상 테이블에서 흔쾌히 도장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시즌 15승6패를 거뒀다. KBO리그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2.44) 투수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에다가 간간히 커브를 구사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88둥이' 대표주자로 손아섭(롯데 자이언츠)도 빼놓을 수 없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배트 스피드를 지녔고 투지 또한 남다르다. 그는 지난해 연봉이 5억원, 올해는 6억원이다. 116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에 141안타 13홈런 54타점 86득점을 기록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비록 시즌 뒤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했다가 무산됐다. 시기가 좋지 않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2012년부터 2년 연속 거머쥔 최다 안타상을 올해 다시 한 번 노리겠다는 각오다.
이들 3명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때 태어나 '금(金)둥이'로 불린다. 10살 즈음 야구를 시작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보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웠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했고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88둥이'가 한 창 성장하는 시기 TV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 박찬호를 동경한 건 당연했다.
결국 삼총사는 각 팀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또 국제대회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고, 가장 최근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87년 선배 강정호(당시 넥센) 민병헌(두산) 황재균(롯데) 등과 합심해 정상에 섰다. 그리고 성적은 곧 돈이다. 김광현 KBO리그 비FA 최고 연봉 기록, 양현종은 해외 유턴파를 제외한 KIA 구단 비FA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다. 손아섭 역시 시즌 뒤 해외 진출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내년 시즌 롯데 비FA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을 공산이 크다. 종전 기록은 이대호의 6억3000만원. 손아섭은 강민호가 FA 직전 해인 2013년 받은 5억5000만원은 이미 넘어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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