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넥센 히어로즈전. 쌀쌀한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타이거즈팬 앞에 정규시즌 때 보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다. 에이스 양현종(28)과 마무리에서 선발로 복귀한 윤석민(30), 연봉 170만달러짜리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29), 1~3선발 투수가 모두 히어로즈 타자를 상대로 등판했다. 선발 투수 헥터가 3이닝을 던진데 이어, 윤석민이 2이닝, 양현종이 2⅔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추위로 인한 경기 취소, 윤석민의 늦어진 투구 일정이 1~3선발 투수를 같은 날, 한경기 등판을 만들었다. 헥터는 예정된 선발 등판이었고, 양현종은 11일 SK 와이번스전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한파로 경기가 취소돼 등판이 하루 늦춰졌다. 지난 2월 말 오른쪽 어깨 통증이 나타나 조기귀국한 윤석민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예정됐던 연습경기 등판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이날 첫 실전 등판했다. 그는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정상 훈련을 해왔다. 양현종과 헥터는 오키나와에서 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에 한차례씩 등판했다.
'원-투-스리 펀치' 세 투수 모두 시범경기 첫 출전. 내용도 결과도 크게 달랐다. 기대만큼 좋았다는 평가, 무난했다는 얘기, 다소 실망스럽다는 말까지 뒤섞여 나올만 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헥터. 타이거즈가 의욕을 갖고 영입한 헥터는 기대했던대로 위력적인 공을 보여줬다. 1회 1사후 고종욱 이택근을 연속으로 삼진처리했는데, 두 타자 모두 빠른 볼로 끝냈다. 2회에는 볼넷과 2루타를 1개씩 내줬지만, 아웃 카운트 3개를 삼진으로 잡았다. 대니 돈과 김하성, 박동원을 맞아 빠른 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 첫 타자를 내야땅볼로 잡은 헥터는 두 타자를 외야수 플라이로 아웃시키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3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1실점에 삼진 5개. 최고 구속 149㎞가 나왔는데, 스피드 이상의 위력이 느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80% 정도로 던졌다"고 했는데도 그랬다. 김기태 감독은 "아직 100%로 투구를 하지 않았지만 스피드, 제구력 모두 괜찮은 것 같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전지훈련 때부터 코칭스태프로부터 "다른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투수와 달리 파워만 앞세우는 게 아니라 제구력까지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헥터다. 시범경기 첫 게임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헥터의 두번째 등판이 기대가 된다.
헥터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은 5회까지 홈런 1개를 포함해 7안타, 볼넷 1개를 내주고 6실점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는데, 빠른 공 스피드가 142㎞까지 나왔다. 결과가 보여주듯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은 아니었다. 첫회 무사 1,3루에서 희생타로 1실점했다. 5회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1점 홈런을 맞은 후 계속해서 흔들렸다. 2루타 2개를 포함해 안타 5개를 맞고 추가로 4실점했다.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이긴 해도 첫 실전경기였고 쌀쌀한 날씨에서 던졌다는 걸 감안해야할 것 같다.
6회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내야안타를 내줬으나 실점없이 첫회를 넘겼다. 7회 2사 후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8회 볼넷 1개를 허용하고, 아웃카운트 2개를 처리한 뒤 강판했다. 2⅔이닝 2안타 3볼넷 1실점. 투구수 61개에 직구 최고 구속은 142㎞. 대체로 무난한 투구 내용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 양현종은 개막전 선발 등판에 맞춰 착실하게 페이스를 조율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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