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전북은 요즘 위기나 다름없다.
올 시즌 현재 리그 3위(2승3무), 선두 FC서울(4승1패)과 승점 3점차밖에 안 나지만 과거 명성, 팀 전력을 보면 그렇게 보인다.
올해 FC서울과 함께 '절대 2강'으로 불리는 전통의 '최강'팀이다. 하지만 지난 6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빈즈엉(베트남)과의 E조 4차전 충격패(2대3) 이후 포항, 인천전(이상 1대1 무)에서 내리 무승을 했다. 특히 13일 최하위 인천과의 무승부는 전북의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데 빡빡한 경기일정이 다시 닥쳤다. 16일 성남전에 이어 20일 FC도쿄와의 ACL 원정 5차전, 24일 상주 상무와의 원정경기다. 설상가상으로 수비라인의 주축인 김창수와 김형일은 빈즈엉전 경고누적 퇴장으로 FC도쿄전에 가동할 수 없다. 김창수는 포항전 즉시퇴장으로 이번 성남전까지 뛸 수 없다.
전북은 올해 ACL 우승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빈즈엉전 패배로 16강행을 조기 확정하지 못한 이상 FC도쿄전에 사실상 다걸기를 해야 한다. FC도쿄전에 모두 쏟아붓고 싶지만 중간에 성남전을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경기력 저하로 답답한 노릇인데 다시 맞이한 강행군 일정으로 시즌 초반 최대고비를 맞닥뜨린 셈이 됐다.
최 감독은 김창수가 최근 연거푸 퇴장당한 뒤 면담을 하면서 "혹시 내가 너에게 스트레스를 준다거나 선수들에게 잘 못하는 게 있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창수의 답변은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제 딴에는 잘해보려고 한다는 게 그만…"이었다. 최 감독은 김창수에게 미안한 감정을 안겨주려는 게 아니라 정말 감독으로서 잘 못한 게 있는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결국 최 감독은 자기반성에서 해법을 찾기로 했다. 그는 최근 전북의 현실에 대해 "감독이 잘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자신에게 채찍을 먼저 들었다. 그러면서 "욕심을 내려두고 차분하게 다시 시작하겠다"며 자체 처방전도 내놓았다.
그가 '욕심 버리기'를 마음에 품은 것은 지난해 아픈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작년 이맘때를 떠올렸다. 당시 전북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ACL 조별리그와 K리그를 빠듯한 일정으로 병행하고 있었다. 4월 중순부터 K리그 선두를 탈환하면서 제법 잘 나가고 있을 때였다. 2015년 4월 22일 가시와 레이솔과의 조별리그 5차전(2대3 패)이 분수령이었다. 최 감독은 K리그 선두에 막상 오르자 이 자리도 지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가시와전에 앞서 제주전(4월 18일·1대0 승)부터 전력을 무리하게 가동했다. 결국 가시와 원정에서 패하고 돌아온 뒤 26일 전남전(1대2 패)에서 2015년 시즌 첫패를 당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힘들었는지 전반쯤 지나니까 걸어다는 것 같더라"고 회상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최 감독은 또다시 유혹에 빠질 뻔한 상황이다. 상대가 하필 4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2위 성남(승점 11)이어서 더욱 그렇다. 경기 결과에 따라 전북에게 익숙한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최 감독은 "작년에 그런 일을 목격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 전철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욕심을 버리겠다는 최강희식 축구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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