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몸에 힘을 빼라는 것이다. 골프에서 힘 빼는데 3년이 걸린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힘을 빼고 스윙을 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다.
프로골퍼도 힘을 빼면 성적이 쑥쑥 올라가긴 마찬가지인 듯 하다.
이상희(24)가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파72·7290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희는 첫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몰아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라운드가 끝난 뒤 이상희는 초췌한 얼굴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왼쪽 팔에는 밴드가 붙어 있었다. 그는 "어제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전날 밤까지 병원 신세를 졌다고 털어놨다.
이상희는 "어제 숙소에 들어갔는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서 밤 9시30분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며 "고열 때문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자정이 다 돼서 숙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상희의 1라운드 출발시간은 새벽 6시30분. 첫 조 였다. 이상희는 "숙소에서 새벽 1시쯤 침대에 누웠다가 4시40분에 숙소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2시간 정도 눈을 붙였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쳤는데 오히려 경기가 잘된 것 같다"고 웃었다.
"바람이 좀 불어서 티샷이 흔들렸지만 어프로치 샷과 퍼트가 잘 됐다"고 말한 이상희는 "몸에 힘이 없다 보니 무리한 샷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 말했다.
2012년 KPGA 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국내 우승이 없는 이상희는 "원래 바람에 약한 편이었는데 지난 시즌 이후 스윙과 클럽, 공에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면서 바람에도 일정한 리듬으로 잘 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2012년 한국프로골프 대상을 받은 그는 2013년부터 일본 투어를 병행해 활동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필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푼다는 이상희는 "이 코스는 전장이 짧은 편이 아니라 거리도 필요하고, 러프가 작년보다 길어져서 페어웨이를 잘 지켜야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희는 '아픈 것은 다 나았느냐'는 물음에 "(공을) 잘 치면 그냥 다 낫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인천=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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