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오빠'가 '아빠'가 돼서 돌아왔다.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이 컴백했다. 인공위성은 1993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로 데뷔, 국내 가요계에 생소한 장르였던 아카펠라를 처음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당시 전원 서울대 재학생들로 구성돼 '엄친아' 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랬던 이들이 홀연히 사라져 잊혀졌다가 지난 2일 '아빠의 시간'을 발표했다.
무려 15년 만의 컴백인 것이다. 도대체 왜 인공위성은 가요계를 떠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돌아오게 된 걸까.
인공위성의 마지막 음반은 1999년 발표한 4집 '위 콜 잇 아카펠라(We Call It A Cappella)'다. 2001년까지는 행사나 방송 활동도 했지만 멤버들이 전원 직장 생활을 시작하거나 결혼 혹은 유학을 하게돼 이별을 맞았다. 이후 15년이란 긴 시간 동안 멤버들은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를 짊어졌다. 이형우는 건물 설계 시공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미국에 6년, 아부다비에 6년을 체류했고 2014년 귀국했다. 곽영빈은 미국 아이오와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영화와 비교문학과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코넬 대학교 한국 서강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에서 매체미학과 예술사회학 등에 대해 강의를 하는 영화학 박사로 변신했다. 또 2015년 제1회 SeMA-하나 평론상을 수상, 미술평론가로 변신하기도 했다. 김형철은 삼성맨으로 IT업계에 종사했다가 5년 전부터는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 모바일 마케팅, 아이웨어 유통, 핀테크 플랫폼 등을 준비하고 있다. 양지훈은 유일하게 음악업에 남아있더 케이스다. 10여 년간 네이버에서 직장 생활을 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40세 때 당당하게 사표를 투척,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 설립돼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음악 전문학교 MI(뮤지션즈 인스티튜트)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이렇게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여전했다. 곽영빈은 교회 성가대 지휘를 하며 음악에 대한 마음을 달랬고 이현우는 아부다비에서까지 아카펠라 그룹을 만들어 중동지역 축제 1등을 차지했다. 김형철은 삼성 근무 시절 삼성증권에 소속됐던 김광진과 사내 장기자랑 스타로 군림했다. 그렇게 음악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이 다시 뭉치게 된 것은 양지훈 때문이다. 양지훈은 "6년 전 미국에 가서 프로듀서로서 음악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면서 계속 인공위성이 같이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음악이 좋아 순수하게 시작했던 사람들이고 음악을 생계로 하지 않는 만큼 더 순수하게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같이 뭉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았다. 호흡과 하모니가 생명인 아카펠라 장르 특성상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했는데 각자 생업이 따로 있다보니 연습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저녁 늦게야 시작되는 연습에 체력적인 문제도 생겼다. 김형철은 "오랜만에 연습했는데 옛날만큼 안되더라. 기대치는 있는데 그 당시 감각을 못 따라가는 거다. 체력도 부족하고 힘들긴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 녹음일정이 잡히고 나니까 옛날 감각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아빠의 시간'이다. '아빠의 시간'은 양지훈이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아 탄생한 노래다. 스웨덴 아카펠라팀 리얼그룹의 '위아 파이브(We're Five)'를 오마쥬해 가족이 함께 듣고 부르기 편안한 멜로디를 만들어냈으며 아이들이 아빠에게 바라는 것은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노래 녹음에는 1기 멤버인 김형철 고봉준 양지훈 이현우, 2기 멤버인 백인기 최협이 참여했고 이전부터 멤버들과 친분이 있던 세계적인 보이스퍼쿠셔니스트 키타무라 카이치로가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다. 특이한 점은 아빠 버전과 아이 버전으로 노래를 제작했다는 것이다. 아이 버전에는 이현우의 장녀 이조은 양이 피처링에 참여해 스토리텔링에 힘을 실었다.
인공위성은 향후 정규 앨범 발매와 콘서트 개최를 목표로 꾸준히 신곡을 들려줄 계획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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