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9월부터 공동주택의 복도·계단·주차장 등도 금연 구역으로 지정 가능하게 됐고, 음식점 전면 금연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류를 취급하는 음식점의 전면 금연이 '음주가 흡연자에게 더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나쁜 콤비' 흡연·음주가 동시에 이루어지면 더 위험한 이유를 소개한다.
'음주+흡연'…발암·유해 물질의 '시너지 효과'
금연 결심이 가장 많이 무너지는 때가 술자리다. 술을 마시면 조절 능력이 약해지고 '쾌락'에 대한 욕구가 커져 금연에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게 되면, 알코올에 니코틴 등 독성물질이 함께 작용해 신체 저항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결국 간암, 후두암, 인두암, 식도암 등 각종 암 발생 가능성이 급증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인 서홍관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식도암은 흡연과 음주가 겹칠 경우 발병 확률이 상당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알코올 분해 효소 기능이 약한 사람이 음주와 함께 흡연을 하면,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최대 190배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할 경우 구강암 발생 가능성도 38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또 술을 마시면서 하루에 담배를 한갑 반 정도 피우는 사람은 금연자보다 간암 발병률이 4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영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하면서 과음을 하게 되면 인지력 감퇴가 36% 빨라져 치매 확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과 알코올이 동시에 작용하면, 도파민 분비를 가속시켜 뇌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금연클리닉 김대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금연 초기에는 술자리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금연 치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금주를 동시에 권한다"고 말했다.
금연, 인내심 보다 병원에 맡기면 성공 확률 ↑
이렇게 위험한 '술자리 흡연'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금연 구역 확장 뿐 아니라 흡연자에 대한 금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담배 가격 인상과 함께 지난해부터 금연치료비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흡연자가 금연치료 의료기관으로 등록한 곳에서 치료를 받으면 금연치료제와 보조제 처방을 지원받는 방식인데,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20%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진 교수는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성공 확률은 50% 정도로 올라간다"며 병원 치료를 권했다. 치료비 지원은 3개월 단위로 1년에 2회 받을 수 있다. 3개월간 받는 병원 6회 상담 중 첫 2회는 진료비를 20% 내지만 나머지 4회는 무료다. 그런데 3개월간의 치료를 잘 마치면 첫 2번의 진료비를 돌려받게 돼서 무료로 상담을 받는 셈이다. 니코틴 대체제는 패치, 껌 등이 있고, 보다 효과가 높은 전문의약품도 있다. 금연치료제도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지원으로 부담이 줄었고(금연 치료 프로그램 마치면 하루 약 212원 수준), 저소득층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서홍관 교수는 "약물치료 중 약간의 메스꺼움 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는 흡연으로 인한 위험에 비하면 미미한 것"이라면서 "만약 부작용이 생기면 다른 약으로 대체하면 되므로, 지레 겁먹지 말고 서둘러 금연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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