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선배님처럼 롱런할 수 있도록 하겠다."
8일 서울 홍제동의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 정조국(32·광주)이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리그 20골로 득점왕에 오른 데 이어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클래식 베스트11 최고 공격수에도 선정되면서 3관왕을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정조국은 이날 시상식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말 깜짝 놀랐다. 기대도 안 했다. 오랜만에 시상식 와서 많이 즐기려 했다. 감독님, 동료들 만나서 인사하고 즐기려 했다. 그런데 너무 큰 상을 줘서 놀랐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MVP 호명 당시 정조국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수상 소감을 밝힐 땐 울먹이기도 했다. 정조국은 "내가 작년에 정말 많이 힘들었다. 주마등처럼 그 때 생각도 났다. 지난 간 것 또한 큰 자산이고 경험이다. 그 아픔이 있기에 오늘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더 성실하게 모범이 되는 K리그 선배로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정조국이다. 이제 어느덧 고참이 됐다. 하지만 K리그에 롤모델이 있었다. 전북의 이동국이다. 정조국은 "내년 준비 잘 해서 반짝이 아닌 이동국 선배님처럼 롱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동국 선배님이 8년 동안 두 자릿 수 득점 했더라"라며 "롤모델로 삼아서 그라운드 안에서 축구선수 정조국으로서 더 멋진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인왕 이후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MVP와 득점왕은 더욱 뜻 깊다. 정조국은 "축구하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날이다. 다신 이런 날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이 기분을 즐기고 싶다"면서 "올 한해 힘들게 앞만 보고 왔다. 조금 더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위를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어떻게 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인드인데 또 언제 이렇게 즐길 날이 없을 것 같기 때문에 즐기고 싶다. 내년에도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고민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조국의 아내는 탤런트 김성은씨다. 평소 완벽한 내조로 정평이 나있다. 아들 정태하 군은 정조국을 강하게 채찍질하는 '호랑이 조련사'로 유명하다. 정조국은 "모든 가장이라면 책임감과 무게가 있다. 나 또한 한 가정의 남편, 아빠로서 더욱 책임감이 있다. 개인적으로 달려야 할 이유는 가족"이라며 "큰 원동력도 가족이다. 미안하면서 고마운 존재다. 앞으로 더욱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 항상 힘들 때나 좋을 때나 가장 큰 내 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2016년 최고의 스타로 등극한 정조국. 그러나 지난 겨울만 해도 그의 속은 타들어갔다. 서울 소속이던 지난해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정 들었던 서울을 떠나 광주행을 결심했다. 정조국은 "많은 고민을 했다. 서울 떠나는 게 힘들었다.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힘들 것 같다"면서도 "그렇지만 선수로서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 자신이 있었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올 한해가 아니고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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