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 상승으로 '탈서울' 행렬에 몸을 싣는 '전세난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자금 잔액 규모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34조485억원으로 2015년 23조6636억원보다 10조3849억원 늘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증가액 5조8118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010년 2조3196억원에서 매년 3조5000억원 정도씩 증가하며 2012년 말에는 1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매매가 상승과 전세난이 심화된 2014년에는 연간 증가액이 처음으로 5조원을 넘었다.
2014년 전세자금 대출의 누적 잔액은 17조8518억원이었고 2015년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10조원이 폭증하며 30조원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 2014년 말 2억9368만원으로 3억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2년 만인 지난해 평균 전세가격이 4억2051만원으로 1억2000만원 넘게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은 평균 73%를 넘어섰다. 일부 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의 80∼90%에 육박한다.
반면, 소득수준은 거의 늘지 않았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7∼9월) 가계동향에 따라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4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1% 줄었다.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데 집값은 물론, 전세가격이 급등하며 돈을 빌리는 사람과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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