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포메이션의 형태를 가르는 기준이다.
11명의 선수를 그라운드에 표현하는 수단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 감독을 필두로 한 여러 지도자들 사이에선 이를 단순한 숫자 놀음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숫자' 안에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전체적인 경기 운영법이나 지도자의 전술 철학 뼈대가 녹아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수비수 1명의 유무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 때문에 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 등 굵직한 국제 대회 때마다 '포메이션'은 이슈이자 세계 축구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곤 한다.
2017년 K리그 클래식의 '대세 포메이션'은 4-3-3이다. 스포츠조선이 조사한 클래식 각 구단 주요 포메이션에서 12팀 중 FC서울과 상주, 광주, 포항, 강원 5팀이 주 포메이션으로 4-3-3을 꼽았다. 4명의 수비수를 두는 포메이션은 현대 축구 전술 정립 초창기부터 활용된 방식이다. 서울의 변화가 눈에 띈다. 최용수 감독 재임 중이던 지난해까지 3-5-2를 주로 활용했으나 황선홍 감독이 부임한 후반기부터 포백(4-Back)을 혼용하더니 올해 변화가 완성됐다. 올 시즌 알짜배기들을 대거 영입한 강원 역시 지난해 후반기 재미를 본 스리백(3-Back) 대신 4-3-3을 활용해 공격력을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 상주, 광주, 포항은 현상유지를 택했다.
4-3-3의 세분화된 형태로 파생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올 팀도 많았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과 이기형 인천 감독, 손현준 대구 감독은 4-1-4-1을 꼽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 시절 4-3-3을 변형 활용해 재미를 본 이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등 수많은 명장들을 거쳐가면서 강화됐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주로 쓰는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전북 현대와 제주는 지난해 활용했던 4-2-3-1이 주 포메이션으로 꼽았다. '절대 1강'으로 꼽힌 전북은 4-2-3-1에 최적화된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레오나르도 등 일부 선수들이 빠져 나갔으나 여전히 강력한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타깃맨' 멘디를 데려온 제주의 조성환 감독은 4-2-3-1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스리백을 활용하는 팀들도 있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3-4-3을 택했다. 측면의 기동력 있는 선수들을 활용해 공수 양면에서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노상래 전남 감독 역시 올 시즌 주 포메이션을 3-4-3로 정했다. 포백을 활용하는 팀들 중에서도 스리백을 혼용하는 팀들도 있다. 전북, 대구, 강원은 3-5-2, 제주, 인천도 3-4-3을 준비 중이다.
변화무쌍한 그라운드 안에선 전술도 90분 내내 춤을 춘다. 겨우내 새 시즌을 준비한 12팀이 그라운드에서 그려낼 포메이션은 K리그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K리그 클래식 각 팀 주요 포메이션
=구단=감독=포메이션
=서울=황선홍=4-3-3, 4-2-3-1
=전북=최강희=4-2-3-1, 4-1-4-1, 3-5-2
=제주=조성환=4-2-3-1, 3-4-3
=울산=김도훈=4-1-4-1, 4-4-2
=전남=노상래=3-4-3, 3-5-2
=상주=김태완=4-3-3, 4-1-4-1
=수원=서정원=3-4-3, 4-2-3-1
=광주=남기일=4-3-3
=포항=최순호=4-3-3, 4-1-4-1
=인천=이기형=4-1-4-1, 3-4-3
=대구=손현준=4-1-4-1, 3-5-2
=강원=최윤겸=4-3-3,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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