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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도봉순'③] #편성#B급코드#히어로…성공전략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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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금토극 '힘쎈여자 도봉순'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이 세상 어디에도 본 적 없는 똘끼충만한 안민혁(박형식)과 정의감에 불타는 인국두(지수)를 만나며 벌어지는 힘겨루기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2월 24일 3.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는 역대 JTBC 금토극 중 최고 시청률일 뿐 아니라 종전까지 1위를 지켰던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첫 방송 시청률(2.65%)보다도 한참 높은 성적이다. 그리고 '힘쎈여자 도봉순'은 방송 4회 만에 8.3%까지 시청률이 수직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JTBC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유지했던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9.23%)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힘쎈여자 도봉순'의 성공 비법은 뭘까.

일단 편성 변경이 신의 한 수였다. JTBC는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던 '뉴스룸'을 오후 8시로 전진배치 하고 매주 금,토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던 드라마를 오후 11시 타임대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힘쎈여자 도봉순'은 전작 '솔로문의 위증'과는 달리 오후 11시 첫 방송됐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가 제대로 먹혔다.

금토극 방송은 대대로 tvN이 장악하고 있을 뿐더러 KBS까지 금토극 편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포화 시장이 됐던 상황. 그런데 아예 심야 타임대로 방송 스케줄을 옮기면서 경쟁작을 피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이슈를 모으고 있는 '뉴스룸'의 후속 방송 효과까지 더해지며 시청률 상승 효과를 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B급 병맛 코드도 극의 감칠맛을 더했다. B급 코드는 과거 유치함의 산물로 인식됐으나 최근엔 '병맛미'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젊은층의 개그 코드로 사용되고 있다. MBC '쇼핑왕 루이'의 CG효과나 KBS2 '김과장'의 엔딩 웹툰화 등이 이러한 B급 개그 코드를 인용한 예다.

'힘쎈여자 도봉순'도 마찬가지였다. 1회부터 도봉순의 펀치를 맞은 이들이 공중에 붕 솟는다거나 안면이 함몰되는 등의 장면이 종종 등장했다. 도봉순의 괴력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CG 등으로 만화적 상상을 구현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 이러한 연출이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가볍게 웃으며 보기 좋다'며 호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은 '힘쎈여자 도봉순'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최근 드라마 트렌드는 '구원자'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초인적인 천재 닥터 김사부(한석규), '김과장'의 김성룡(남궁민) 등은 모두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거대 권력과 맞선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현실 세계에 만연한 문제점을 통렬히 비판하고, 사회 부조리를 뒤집어 버리면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힘쎈여자 도봉순' 역시 같은 맥락에 있는 작품이다. 겉보기엔 천생 여자이지만 무시무시한 괴력을 숨긴 도봉순이 약자를 괴롭히는 깡패, 범죄자 등과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속 시원한 반전을 가져다준다. 특히 남성의 보호를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졌던 여주인공에게 파워를 부여하면서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물과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것도 이 작품의 큰 매력 포인트다.

이에 힘입어 '힘쎈여자 도봉순'은 꾸준히 인기를 쌓아가고 있다. 과연 '힘쎈여자 도봉순'이 '무자식 상팔자'까지 뛰어넘어 JTBC 드라마사의 새 발자국을 남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