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최대 화두는 '스트라이크존'이다. 타고투저의 주범이자 국제 야구 흐름을 쫓아가기 위한 변화. 어떤 효과를 불러올까.
스트라이크존 확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가 꾸준히 타고투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심판진도 노력을 했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조금씩 넓게 보는 것을 목표로 두고, 심판 훈련에 임했다.
문제는 막상 시즌이 시작하면, 스트라이크존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는 사실이었다. 현장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좁다"는 불만도 자주 나왔다. 타자와 투수의 입장이 다르지만, 일본이나 미국 리그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편이라는 데는 대부분 동감했다.
심판들도 나름의 사정은 있었다. 방송 중계 기술 발달과 팬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판정에 대한 심적 부담감이 날로 커졌다. 이런 부분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을 더 '짜게'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를 것"이라 예고했다. 지난해 KBO리그는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였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자가 무려 40명이나 나왔다. 이제 3할 타율은 '잘 치는 타자'의 기준이 못 된다. 투수들은 얻어맞기 바빴다.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기폭제가 됐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WBC 1라운드에서 한국 대표팀 타자들은 생소한 경험을 했다. KBO리그보다 위아래 폭이 넓은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당황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제는 더이상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늦출 수 없다는 '대세 여론'이 형성됐다.
최대 관건은 '하이볼'이다. 높은볼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을 이전보다 후하게 받는다. 메이저리거의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기도 하다.
포수 출신이자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과거에 대표팀으로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한국과 마운드가 다르고, 스트라이크존도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을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국제대회가 끝날 때마다 나왔던 이야기 아닌가. 지금도 전혀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국제 추세에 맞춰서 발전해야 한국야구 전체가 좋아질 수 있다"며 반색했다.
특히 높은볼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은 "타자의 입장으로 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높은볼은 타자가 치기 좋은 공이다. 스윙 궤적에 대부분 잘 맞는다. 또 장타로 연결되기도 쉽다. 반대로 투수는 공이 좋다면 높은볼로 타자를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높은볼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트라이크존 변화는 투수, 타자 개인의 대처뿐 아니라 배터리 작전 등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나친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반성은 변화를 환영하고 있다. 시범경기 테스트를 거쳐 정규 시즌 개막 이후에는 어떨까.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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