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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덕여호 힐러'윤영길 교수 "북한전 키워드=이제 때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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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길 때가 됐다."

7일 오후 3시30분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예선 2차전, 북한전 각오를 묻는 질문에 지소연도, 전가을도, 이민아도 이구동성이었다. 윤덕여 여자대표팀 감독 역시 "부임 후 북한전 전적이 1무3패다. 2013년 1대2,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대2, 2015년 0대2로 졌고, 작년 오사카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1대1로 비겼다. 이제 때가 왔다. 이제 이길 때가 됐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겨야 사는 게임' 북한전의 키워드는 '이제 때가 왔어'다. 이 키워드는 목포 소집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윤영길 한체대 교수의 심리훈련 후 윤덕여호 전원이 가슴 깊이 품어온 마법같은 필승의 주문이다.

'스포츠 심리 전문가' 윤 교수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16강 현장에서 여자대표팀의 멘탈코치 겸 힐러로 동행했다. 선수들과 그라운드 안팎에서 수시로 소통하고, 마음을 다독이고, 용기를 북돋운다.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불안감을 어루만지고, 선수 개인의 상처를 다스리며, 경기별 맞춤형 메시지를 통해 강력한 동기부여와 함께 '원팀(one team) 스피릿(정신)'을 묶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윤 교수는 "북한전을 앞두고 '이제 때가 왔다'는 키워드를 공유시켰다"고 밝혔다. 역대 전적은 1승2무14패로 절대 열세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2014~2016년까지 북한에게 1대2로 두번 지고, 지난해 오사카에서 1대1로 비겼다. 이제 시기적으로 북한을 넘어설 때가 왔다"고 했다. "이걸 넘으면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앞으로 북한을 만나서 불안감을 품지 않고, 자신감 있게 대등한 경기를 하게될 것이다.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전인 만큼 이기면 효과는 배가 된다. 이후 국제대회에서 우리와 북한은 대등해진다"고 선수들에게 역설했다. 북한전 승리는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후배들을 위한 '꽃길'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도 공유했다.

선수들은 윤 교수의 말에 용기백배했다. '이심전심' 공감했다. 윤 교수는 "이미 서로를 믿고, 잘 알고 있는 사이라서 눈빛으로 다 동의했다. 북한전이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아시안컵 예선이 아니다. '끝장 승부'다. 조 1위를 해야만, 프랑스월드컵 티켓이 걸린 아시안컵 본선에 나설 수 있다. 조 1위를 하려면 '최강' 북한(FIFA랭킹 10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절박한 만큼 부담감도 크다. 윤 교수는 "우리는 진다는 생각 자체를 버렸다"고 했다. 윤 교수는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선수들과 고민을 수시로 나눈다. 선수들은 북한전에 대한 고민을 아낌없이 털어놨다. "북한에 대한 호기심, 정세 걱정, 경기준비 걱정, 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여자축구 걱정까지 대략 '5가지'로 추려지더라. 일단 북한전과 직접 관련 없는,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은 모두 버리기로 약속했다. 그날 모두 다함께 지웠다"고 단언했다.

북한 관중의 인해전술, 일방적 응원에 대한 걱정도 애초에 지웠다. "북한 관중 걱정도 버렸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변수다. 우리뿐 아니라 북한 선수들도 안방에서 이런 경기는 익숙치 않을 것이다. 홈팀으로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우리보다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북한전을 앞두고 윤 교수는 선수들이 지난 3주간 가슴에 품어왔을 필승의 주문을 다시 한번 외웠다. "이제 이길 때가 왔다. 이 승리는 프랑스월드컵과 도쿄올림픽까지 유효한 사건이 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