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렇게 만나게 돼서…."
우정은 잠시 접기로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한 두 남자가 맞붙는다.
이기형 감독(43)이 이끄는 인천과 노상래 감독(47)이 지휘봉을 잡은 전남은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맞대결을 펼친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은 3무2패(승점 3점)로 11위에 머물러 있다. 전남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개막 5연패를 기록하며 최하위다.
부담스러운 경기다.
노상래 감독과 이기형 감독은 가까운 선후배 사이. 사석에서는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는 관계다. 하지만 이번 주말 만큼은 상대가 울어야 내가 웃을 수 있는 얄궂은 상황 속에 맞닥뜨리게 됐다. 이 감독은 "노 감독님과는 주니어 시절부터 자주 연락하는 사이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만나게 돼 할 말이 없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우정까지 접어둬야 할 사생결단이다.
두 팀의 초반 부진은 불가항력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다. 홈팀 인천은 김대경이 오른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대경은 지난달 18일 열린 전북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볼 경합 중 부상을 입어 경기 시작 8분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부상 정도가 심해 회복이 빠르면 올 시즌 후반에야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인천은 김대경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선수들의 위치를 조금씩 수정해야 했다. 겨우내 쌓아올린 조직력을 다시 짜맞춰야 하는 상황,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니 실점이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남은 더욱 심각하다. 주전 골키퍼 이호승을 비롯해 양준아 등이 부상으로 동계훈련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선수 자일과 유고비치마저 부상으로 한동안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선수들이 들쭉날쭉 오간 탓에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전남은 앞선 5경기에서 무려 12골을 내주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머나먼 첫 승리에 감독들의 한숨도 깊어진다. 이 감독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며 "사실 선수들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담을 받으면 더욱 경직될까봐 걱정"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노 감독 역시 "팬들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그저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첫 승을 향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 믿는 구석은 단연 선수들이다. 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잘 하고 있다.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차출됐던 한찬희가 돌아와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 역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승리를 두고 맞붙게 된 절친한 선후배 감독. 과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가될까.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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