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김명신의 부상이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안타깝게 하고 있다.
김명신의 부상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김명신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 전에 선발 등판했다.
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김명신은 타석에 선 김민성에게 2구째 116㎞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를 김민성이 타격한 것이 투수 앞 직선타로 날아가 김명신의 얼굴에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명신은 고통스러워하며 피까지 흘렸고 곧 구급차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 김명신은 힘겹게 일어나 걸어서 구급차에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두산 관계자는 "구로 고대 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결과 김명신은 안면부 좌측 광대 부분이 3군데 골절 됐다"며 "부기 때문에 바로 수술에 들어가진 못한다. 열흘정도 부기를 가라앉히고 수술을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또 "시력 부분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재활기간도 수술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명신은 올해 입단한 대졸 신인 투수다. 그는 시즌 전 전지훈련 때부터 좋은 활약으로 김태형 감독의 마음을 빼았았다. 전력 분석팀에서 '우완 유희관'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도 이때부터다. 유희관보다 공도 빠르고 제구가 좋은데다 우스개소리로 얼굴까지 닮았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었다.
시즌이 시작된 후 롱릴리프 자리를 맡았지만 마이클 보우덴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고원준이 기대에 못미치는 투구를 하자 김명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김명신은 지난 9일 넥센 전에서 선발 고원준이 1이닝 밖에 견디지 못하고 5실점 후 강판됐을 때 5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지난 15일 NC 다이노스 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5이닝 2실점하며 선발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시즌이 시작될 때부터 기자들과 만나면 김명신 자랑을 할 정도로 애정이 각별했다. 게다가 신인치고 좋은 활약을 해주니 김명신에 대한 애정은 더 커졌다. 그리고 더스틴 니퍼트가 몸상태로 인해 선발로 세우기 힘들어지자 김 감독은 곧장 25일 넥센전 선발을 김명신으로 낙점했다.
강습타구가 투수의 안면 부상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BO리그에서도 90년데 이런 부상을 당한 투수들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 안면 부상을 당한 바 있디. 지난 2014년 3월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시범경기 도중 강습 타구를 안면에 맞아 코와 왼쪽 눈 부위가 함몰됐고 수술을 받은 것. 이후 채프먼은 약 2개월간의 재활기간을 거쳐 복귀했고 다시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돌아왔다.
이제 김명신에게 남은 것은 수술을 통해 완쾌되는 것과 재활과정이다. 재활 과정에서는 타구에 맞은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도 포함된다. 김명신은 아직 어리다.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한 투수다. 충분히 고난을 극복하고 리그를 '씹어먹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