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은 결과적으로 지난 3월 19일 광주FC전에서 '핸드볼' PK 오심의 수혜자였다. 이상호의 크로스가 광주 수비수 등에 맞았지만 주심은 PK를 선언했고, 박주영이 성공시켜 동점골(1-1)을 뽑았다. 이후 서울은 PK로 결승골을 넣어 2대1 역전승했다.
서울이 이번에는 불운했다. 심판진이 육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포항 스틸러스 외국인 선수 룰리냐가 행운의 '핸드볼' 골을 넣었다. 그 골이 시발이 된 후 포항은 역전승, 반면 서울은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뭔가에 홀린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은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에서 2대3으로 졌다.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서울은 전반 10분 포항 진영 왼쪽 측면에서 윤일록이 찔러준 볼을 데얀이 문전 왼쪽에서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기선 제압했다. 서울은 전반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포항을 압도했다. 허리에서의 강한 압박이 제대로 통했다.
서울은 후반 8분 데얀이 두번째골을 넣었다. 김치우가 아크 왼쪽에서 찬 강한 왼발슛이 골키퍼에 맞고 굴절되자 데얀이 쇄도하며 왼발로 차넣었다.
그후 서울에 악몽 같은 일이 연달아 벌어졌다. 포항의 반격은 매서웠고 또 행운까지 따라주었다. 후반 10분 손준호가 서울 진영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문전 쇄도하던 룰리냐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방송 해설진도 룰리냐의 등쪽을 맞고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라 공이 룰리냐의 어느 신체 부위에 맞았는 지 알기 힘들었다. 주심과 선심도 골로 인정했다.
하지만 서울 구단이 경기 후 돌려본 비디오 영상을 보면 손준호의 코너킥은 점프한 룰리냐의 오른손을 맞고 튕겼다. 룰리냐에 앞서 뛰어올랐던 서울 골키퍼 유 현과 오스마르가 겹쳐 공을 쳐내지 못한 게 실수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7월부터 시행하려고 테스트 중인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있었다면 정확한 판독이 가능했을 상황이었다.
서울은 후반 33분 추가 악재에 울어야 했다. 양동현을 마크하던 서울 수비수 정인환이 거친 태클로 경고누적에 이은 퇴장 처분을 받았다. 수적 우위는 또 포항에게 기회로 돌아갔다. 후반 38분 손준호의 패스를 받은 심동운이 골망을 흔들었다. 2-2. 그대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던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갈렸다. 또 룰리냐의 환상적인 '가위차기'골이 터졌다. 서울이 승점 3점을 내준 순간이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