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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도 실패한 한화. 숙원을 풀어줄 새 감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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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한화 이글스를 다시 일으킬 인물이 나올까.

한화가 23일 김성근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한화는 이제 새 감독을 찾아야한다. 힘든 시기에 한화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명장들이 한화를 거쳤지만 우승은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김인식 감독 시절인 2005∼2007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2006년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으나 아쉽게 삼성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7년 4위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이 한화의 포스트시즌 역사의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화는 2008년 5위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고, 2009년엔 꼴찌로 추락했다. 한화는 새로운 분위기를 위해 김인식 감독과 이별했는데 그 이후 한대화(2010∼2012) 김응용(2013∼2014) 김성근(2015∼2017) 등 여러 감독이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아무도 한화팬들의 바람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한화는 김인식 감독 이후 선수와 코치로 우승을 여러차례 경험했던 한대화 당시 삼성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했지만 2010년 꼴찌, 2011년 7위 등 4위 근처에도 가지 못했고, 2012년에도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3년 한화는 도약을 위해 우승 경험이 가장 많은 김응용 감독을 모셨지만 이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떨어져 있던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아 팀을 이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화는 신생구단 NC 다이노스가 들어와 9구단 체제가 됐던 2013년, 2014년에도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김 감독과 이별을 택했다.

더이상 꼴찌만 하는 한화를 볼 수 없다며 팬들이 나섰다. 혹독한 훈련으로 선수들을 정신적, 체력적으로 재무장시키는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리고 한화는 팬들의 요구를 '쿨'하게(?) 들어줬다.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을 3년 계약으로 모셔왔다. 팬들의 열망을 담은 김 감독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카리스마있는 모습으로 선수들을 혹독한 훈련의 세계로 내몰았고, 팬들의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

희망의 2015년 출발은 좋았다. 끈질긴 승부로 5월초엔 3위까지 올라 팬들과 선수들의 꿈이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5위권을 유지하던 한화는 시간이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고 결국 7위로 마감됐다. 이때부터 김 감독의 선수 혹사 논란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도 성적이 나오지 않자 혹사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 감독을 모셔달라고 소리쳤던 팬들 중엔 이젠 김 감독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인 올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나 구단의 새로운 방침인 육성이란 틀에 밀렸고, 결국 자진 사퇴의 형식으로 한화를 떠나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명장으로 부를 수 있는 감독들이 한화에 왔지만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화는 23일까지 44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100경기가 남았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로 당분간 경기를 할 예정이지만 시즌 끝까지 대행체제로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결국 새 감독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도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면 10년째가 된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육성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모두 완성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사령탑 경험이 있는 감독이 유리할 수 있다. 한화의 새로운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뉴 페이스가 적임자일 수도 있다. 외부 인물이 감독으로 오면 선수단 파악 등에 시간이 걸린다고 볼 땐 한화 선수단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승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화로선 김성근 감독과의 불편한 동거를 빨리 끝냈다. 여러 감독들이 나섰지만 실패한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번에 올 새 감독이 할이뤄줄 수 있을까. 한화의 최선을 다한 선택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