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엽기적인 그녀'가 삼각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20일 방송된 '엽기적인 그녀'에서는 정기준(정웅인)의 계략으로 청에 시집갈 위기에 놓인 혜명공주(오연서)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기준은 혜영공주의 평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폐위하거나 청의 왕자와 결혼시키라고 휘종(손창민)을 압박했다. 하지만 혜명공주는 민유환(오희중)의 편지를 통해 생모 폐위에 정기준이 연관됐다는 것을 안 상태. 그는 생모와 관련된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는 조선을 떠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그러나 결국 청 황자(크리스)는 조선에 찾아왔고 혜명공주에게 첫눈에 반했다. 이를 지켜보던 견우(주원)는 묘한 긴장을 느꼈다.
'엽기적인 그녀'는 퓨전 사극이라는 미명 아래 요상한 그림을 보여왔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이지만, 주인공들의 말투는 현대극과 사극이 섞여있고 복식 또한 동시기의 것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역사와 동떨어진 고증과 전개에 시청자는 고개를 갸우뚱 했던 상황. 또 전지현 차태현 주연의 동명 영화에서 모티브를 딴 장면들을 어색하게 덮어 씌우며 혹평을 받았다. 여기에 한국 드라마에서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었던 삼각관계까지 추가하며 짬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엽기적인 그녀'의 시청률은 상승했다. 이날 방송된 '엽기적인 그녀'는 8.3%, 10.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19일 방송분(8.1%, 9.3%)보다 0.2% 포인트, 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쌈 마이웨이'는 11.2%, MBC '파수꾼'은 8.5%, 8.6%의 시청률을 보이면서 '엽기적인 그녀'는 추격의 고삐를 조이는데 성공했다.
신랄한 혹평에도 시청률이 상승할 수 있었던 건 역시 주원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주원의 강점은 디테일한 감정 연기다. 그래서 '제빵왕 김탁구'의 불타는 야망남 구마준도, '각시탈'의 처절한 투사 이강토도, '굿닥터'의 순수한 박시온도 모두 생생하게 살아 숨쉴 수 있었다. 워낙 감정 표현이 좋다 보니 멜로 연기에도 강한 면모를 보인다. 티격태격 주고받는 로맨틱 코미디('오작교 형제들', '내일도 칸타빌레')부터 절절한 멜로('각시탈')나 한편의 동화 같은 청정 로맨스('굿닥터')까지 매번 다른 사랑 이야기로 여심을 흔들어왔다.
더욱이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는 여성팬들이 감동할 만한 모든 판타지가 장착된 캐릭터다. 외모 실력 집안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남자가 목숨까지 걸며 공주를 보호한다는 기사도 로맨스는 예나 지금이나 여성팬들이 꿈꾸는 판타지다. 삼각관계가 시작되면서 혜명 공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견우의 감정 소용돌이와 치열한 액션이 본격적으로 몰아치는 만큼,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소장 타임이 될 전망이다.
삼각관계의 시작으로 '엽기적인 그녀'가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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