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위가 9번에?
KBO리그에서 가장 잘치는타자라면 당연히 상위타선에 들어가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반대였다.
김 감독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서 김선빈을 9번-유격수로 배치했다. 김선빈은 20일까지 타율 3할6푼4리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
9번은 김선빈의 시즌 초반 치던 자리다. 김선빈은 올시즌 하위타선에서는 9번과 7번에 자주 배치됐고, 상위타선으로 올라갈 때는 2번 타자로 나섰다. 지난주엔 2번타자로 2경기, 9번타자로 4경기에 출전.
보통은 타율 1위라면 당연히 상위타선에 치게 마련이다. 원래 자리가 9번이라고 해도 잘치면 타순이 올라가는게 당연한 일.
이러한 조치엔 김선빈의 체력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다. 김 감독은 "김선빈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면서 "아무래도 1회부터 타석에 들어서는 것과 나중에 나가는것은 체력적으로 다르다"라고 했다.
김선빈은 공격과 수비에서 핵심 선수다. 주전 유격수로서 2루수 안치홍과 환상의 콤비플레이를 보여주면서 KIA수비에 안정감을 가져왔다. 타격에서도 최고 타율과 함께 팀내 최다안타(82개)로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 체력적으로 힘든 자리인 만큼 오래 뛰어야 하고 많은 경기에 나가야하는 김선빈의 체력 관리는 필수다. 특히 지난 5월엔 무릎이 좋지 않아 공생을 했던 터라 더욱 김선빈의 체력, 부상 관리가 필요하다.
김선빈을 9번에 놓더라도 충분히 좋은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날 KIA는 이명기-김주찬-버나디나-최형우-안치홍-나지완-이범호-김민식-김선빈으로 타순을 짰다. 그리고 지난해 MVP이자 두산의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3회까지 11안타 9득점의 맹타를 터뜨렸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