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군단의 4번타자 다린 러프가 리그 최고의 커브볼러들을 상대로 연이틀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10경기 타율 4할5리. 기세가 무섭다.
삼성은 주중 LG 트윈스와의 잠실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5월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오른 삼성은 최근 kt 위즈와 자리를 맞바꾸며 탈꼴찌에 성공했고, LG의 데이비드 허프-차우찬-류제국으로 이어진 막강 선발진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뒀으니 기대 이상의 성과다. 21일 10대3 완승에 이어 22일에도 류제국 공략에 성공해 5대1 승리를 챙겼다.
류제국 공략 선봉에는 러프가 있었다. 이날도 변함 없이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러프는 3회초 1사 2,3루 찬스 상황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5회초에는 홈런까지 터뜨렸다.
김헌곤과 구자욱이 빠른 카운트에서 범타로 아웃되며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러프의 홈런이 다시 삼성쪽으로 분위기를 끌고왔다. 1B1S에서 3구째 들어오는 류제국의 106㎞짜리 커브를 공략했고, 주저 없이 당겨쳤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가 잠실 구장의 왼쪽 담장을 넘었다. 비거리가 130m에 달했다.
러프는 LG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21일)에는 좌완 차우찬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올렸었다. 공고롭게 차우찬, 류제국을 상대로 친 홈런 모두 구종이 커브였다. 차우찬과 류제국은 커브가 주무기로 불릴만큼 리그 최고 수준의 구사력을 자랑한다. 커브가 마음먹은대로 들어가는 날에는 타자들의 공략이 쉽지 않다.
류제국이 러프에게 홈런을 맞은 커브는 가운데 몰린 실투에 가까웠지만, 차우찬은 조금 높았어도 실투까지는 아니었다. 러프의 노림수가 적중했고 잘 친 타구였다. 적장인 LG 양상문 감독도 "실투는 아니었는데 러프가 워낙 잘쳤다"며 인정했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부상과 부진이 맞물리며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이제는 중심을 확실히 지켜주고 있다.
러프는 최근 삼성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최근 10경기에서 37타수 15안타로 타율이 4할5리에 달한다. 홈런 3개와 14개의 타점도 곁들였다.
기분 좋게 잠실 3연전을 마친 삼성은 주말 홈 대구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8위 한화와 9위 삼성은 이제 2.5경기 차로 좁혀졌다. 8위 등극을 노리는 삼성의 상승세 중심에는 분명 러프의 활약이 있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