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막판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들의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불펜투수들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9일 부산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0대6으로 완패했다. 선발 송승준이 6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불펜투수들이 0-0이던 7회초 6점을 한꺼번에 내주면서 무릎을 꿇었다. 강동호 배장호 박시영 등 3명의 불펜투수가 동원됐으나 난타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박시영은 대타 정진기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전날 경기서는 6대4로 승리했음에도 경기 내용은 찜찜했다. 3-2로 앞선 7회초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선발 김원중이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음에도 7회 등판한 박시영과 김유영이 실점을 하는 바람에 선발승이 날아가 버렸다. 박시영이 노수광에게 2루타를 얻어맞자 김유영이 대타 김동엽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 뿐이 아니다. 지난 7일 SK전에서는 5-4로 앞선 8회 김유영과 윤길현이 2점을 내줘 6대5로 역전패했다. 그날 선발 박세웅은 7이닝 4실점으로 역투했으면서도 시즌 10승에 또다시 실패했다.
롯데 불펜진의 현주소가 적나라게하게 드러난 홈 3연전이었다. 지금 롯데에는 핵심 셋업맨인 장시환과 윤길현이 빠져 있다. 최근 컨디션 난조가 계속되면서 지난 주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박시영은 풀타임 첫 시즌 7월 들어 지친 기색이 뚜렷하다. 좌완 김유영이 6경기 연속 등판해야 할 정도로 롯데 불펜진은 엉망이 된 상태다. 그나마 손승락이 뒷문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는 있지만, 그 또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조정훈이 돌아왔다. 2009년 14승을 따내며 다승왕에 올랐던 조정훈이 7년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SK전서 0-6으로 뒤진 8회초 등판한 조정훈은 1이닝 동안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을 뿐 무안타 무실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조원우 감독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내보낼 것"이라고 했던 터다. 이날 경기에 앞서 조정훈은 "실제 던져봐야 1군 느낌이 들 것 같고, 내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다.
조정훈은 이날 13개이 공을 던졌다. 직구 구속은 142~145㎞에서 형성됐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했다. 무엇보다 전성기 주무기인 포크볼을 6개 던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127~134㎞짜리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았다. 선두 김성현과 이성우를 모두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1루서는 나주환을 143㎞ 직구로 2루수 땅볼로 잡았다.
조정훈을 긴박한 승부처에서도 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롯데는 11~13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어차피 불펜진을 개편해야 할 상황이라면 조정훈도 핵심 후보가 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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