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승리가 불운을 한방에 날려줬던 걸까.
그렇게 승리를 챙기기 힘들더니, 또 연승도 나온다. 알다가도 모를 게 야구다.
kt 위즈 고영표가 개인 2연승을 달렸다. 고영표는 13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1볼넷 9탈삼진 3실점하며 팀의 8대3 승리를 이끌었다. 나주환에게 투런포와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지만, 그래도 지난 경기에 이어 또다시 승리를 따내며 시즌 승리를 6승(11패)으로 늘렸으니 기쁨만 남았다.
이제 무더위가 슬슬 꼬리를 내릴 시점. 무더웠던 이번 여름은 고영표에게 악몽이었다. 지난 5월13일 NC 다이노스전 승리 후 도무지 승수가 쌓이지 않았다. 5월19일 넥센 히어로즈전 패전부터 7월30일까지 12경기 선발로 나섰지만, 남은 건 8연패의 허무한 기록 뿐이었다. 고영표가 못던져 진 경기도 제법 있었지만, 잘 던져도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도 많았기에 더 안타까웠다. 12경기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도 4번이나 기록했었다. 그런 가운데 1승도 거두지 못한 건 정신적 충격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달이 바뀐 지난 6일 SK전에서 7이닝 7탈삼진 2실점 투구로 모처럼 만에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다시 만난 SK를 상대로 기분 좋은 연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고영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체인지업이 기가 막히게 떨어졌다. 직구와 투심패스트볼을 합쳐 40개를 던지는 가운데, 39개의 체인지업을 섞었다. 위력적인 투피치 투구였다. 체인지업이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져 버리니 SK 타자들이 헛방망이만 계속 돌아갔다.
결국 여름철 고영표가 고전한 것도 이 체인지업 때문이었다. 김진욱 감독은 "선수 입장에서는 잘 긁힌 느낌을 받는다. 똑같이 던진다고 던졌는데, 맞아 나간다. 투수는 그걸 잘 모른다. 그런데 자기도 모르게 힘이 떨어지면 체인지업이 오다 평소보다 먼저 떨어진다. 그러면 타자들이 방망이를 나가려다 멈춘다. 그 차이가 엄청 크다"고 설명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조금은 선선해지고, 또 코칭스태프의 등판 일정 관리 속에 힘을 모은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다시 춤추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고영표의 여름 부진에는 불운도 따랐지만 고영표 스스로가 되돌아봐야 할 요소도 분명히 있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근력이다. 근력 차이가 힘든 환경에서 버틸 수 있나 없나를 가른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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