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번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내세운 전략은 줄곧 '이기는 축구'였다.
신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아기자기하고 기술적인 '공격축구' 대신 많이 뛰는 '수비축구'를 강조하고 나섰다. 신 감독은 14일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그라운드 11명 외 26명 모두가 90분 내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는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아기자기한 축구 대신 이란 보다 두세 걸음 더 뛰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무조건 이기는 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이 말하는 이기는 축구는 무엇일까. 26명의 면면을 보면 대략적인 힌트가 나온다.
일단 수비진 부터 보자. 신 감독은 4-3-3, 4-2-3-1을 즐겨쓴다. 리우올림픽 때도, 이번 U-20 월드컵때도 그랬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밑으로 내려간 변형 스리백도 종종 구사하지만 전형적인 플랫 스리백은 잘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명단을 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일단 중앙 수비 숫자를 많이 뽑았다. 미드필더로 분류됐지만 센터백을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톈진 취안첸)을 포함해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민재(전북)까지 무려 6명의 센터백 자원을 선발했다. 여기에 김민우(수원)과 고요한(서울)이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과 함께 측면 수비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민우와 고요한은 포백의 풀백도 소화할 수 있지만, 스리백에서 윙백으로 나설때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김진수 최철순도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공격진은 신 감독의 색깔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기술적인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핵심 자원'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을 비롯해 '테크니션' 이재성(전북)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SC) 등이 뽑혔다. 권창훈(디종)도 복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면 신 감독의 의도를 잘 알 수 있다. 한국영(강원)과 같은 전투적인 선수가 완전히 빠졌다. 빌드업을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이동국(전북) 선발 이유를 설명하며 어떻게 공격진을 운영할지에 대한 힌트를 줬다. 신 감독은 "이동국은 2선과 최전방을 오가는 움직임과 2선 공격수가 빠져들어갈때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신 감독이 이전에 강조한 축구, 그대로다. 이번에도 최전방과 2선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에서 함께 하며 신 감독의 전술을 가장 잘 '아는' 황희찬과 신 감독의 전술을 잘 '할 수 있는' 이동국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을 축으로 기동력과 창의성, 스피드를 두루 갖춘 손흥민 이재성 권창훈 남태희 이근호(강원)가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방이 있는 염기훈(수원)과 김신욱(전북)은 조커로 활약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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