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식 축구의 핵심은 2선이다.
아기자기한 패싱게임을 강조하는 신태용 감독은 2선을 극대화한 전술을 펼친다. 2016년 리우올림픽때는 '와일드카드' 손흥민을 중심으로 류승우(제주) 권창훈(디종) 문창진(강원) 등을 적극 활용했다. 한국에서 열린 2017년 U-20 월드컵에서도 이승우 백승호, '바르사 듀오'를 공격의 축으로 삼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란(31일)-우즈베키스탄(9월5일)과의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있는만큼 수비의 초점을 맞춘 '이기는 축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지만, 공격 전술만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이동국(전북) 선발 이유를 설명하며 어떻게 공격진을 운영할지에 대한 힌트를 줬다. 신 감독은 "이동국은 2선과 최전방을 오가는 움직임과 2선 공격수가 빠져들어갈때 순간적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신 감독이 이전에 강조한 축구, 그대로다. 이번에도 최전방과 2선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이 신 감독의 축구를 잘 '알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신 감독의 축구를 잘 '할 수' 있는 이동국으로 이루어진만큼 결국 관심의 초점은 2선 구성이다.
신 감독은 테크니션을 대거 발탁했다. '핵심자원'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에 권창훈 이재성(전북)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SC) 등을 뽑았다. 모두 기술과 창의성, 득점력을 두루 갖춘 자원들이다. 이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이 중에서 눈여겨 봐야할 선수가 구자철이다. 구자철이 어느 위치로 가느냐에 따라 중원 구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자철은 멀티플레이어다. 중앙 미드필더,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섀도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후 A대표팀에서는 주로 섀도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하지만 올 여름 프리시즌에서는 기조가 바뀌었다. 원래 포지션이었던 중앙 미드필더로 돌아갔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던 구자철의 적극적인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철은 프리 시즌 내내 준수한 활약을 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손흥민을 제외하고 가장 득점력이 좋은 미드필더라는 점에서 구자철은 여전히 유용한 섀도 스트라이커다. 한편으로는 기성용의 출전이 불투명한 지금, 경험이 풍부한 구자철은 가장 안정적인 대체자이기도 하다. 신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중원 컬러가 명확히 달라진다. 구자철이 공격적으로 나설 때에는 정우영(충칭리판) 장현수(FC도쿄) 권경원(톄진 취안젠) 등 수비적인 선수들이 3선을 이루게 된다. 더 수비적인 축구가 예상된다. 반면 구자철이 중앙 미드필더로 내려가면, 때에 따라 2선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 숫자가 늘어나게 된다. 보다 공격적인 축구가 가능하다.
과연 신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중원의 키는 구자철이 쥐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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