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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남한산성' 병헌X윤석X해일, 神들의 몸 받친 정공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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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47일을 역사상 가장 믿고 보는 배우들이 몸 받쳐 연기했다. 올추석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대작 사극 '남한산성'. 충무로 어벤져스 군단이 관객을 찾는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남한산성' 제작보고회를 통해 서막을 열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먼저 치욕을 감수하여 후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의 이병현,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 역의 김윤석,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신들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 인조 역의 박해일, 남한산성의 대장장이 날쇠 역의 고수, 혹한 속에서도 묵묵히 성벽을 지키는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 청나라의 역관 정명수 역의 조우진, 그리고 황동혁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출간 이래 7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력을 선보인 황동혁 감독의 지휘하래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충무로 최고의 '연기 신(神)'들이 모여 만든 '남한산성'은 스토리, 연출, 연기 등 삼박자를 완벽히 갖추며 올추석 극장가를 달굴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앞서 추석 극장가에는 2012년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 추창민 감독)가 누적 관객수 1232만명으로, 2013년 개봉한 '관상'(한재림 감독)이 누적 관객수 913만명으로, 2015년 개봉한 '사도'(이준익 감독)가 누적 관객수 624만명으로 사극 영화 흥행을 이어간 바 있다. '남한산성' 역시 앞선 세 작품에 이어 사극 영화 신드롬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 특히 '남한산성'의 이병헌은 '광해'에 이어 또 한 번 추석 스크린에 메가 히트를 터트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먼저 황동혁 감독은 '남한산성'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남한산성'이라는 소설을 읽고 병자호란의 역사적 기록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흔히 알고 있었던 역사를 뛰어 넘어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력한 인물들이 많았던 것을 발견했다. 현재의 고민들을 거울처럼 보여주며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 이런 지점을 관객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김훈 작가의 글이 가진 힘과 비장함, 비애스럽지만 아름다움을 화면과 배우들의 입을 통해 묘사해보고 싶었다"며 "이 영화는 이 배우들이 해주지 않으면 제작이 안 될 것 같다. 그만큼 어렵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라 연기력, 대중의 사랑 등 동시에 받고 있는 배우들이 아니라면 감히 이 작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라인업이 구성된 이후 '이 영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 싶어 안도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광해'나 '협녀, 칼의 기억'(15, 박흥식 감독)는 픽션이 가미된 사극이었다. 역사 그대로를 고증하고 하나하나 실제 역사와 똑같이 재현하기 위해 다들 노력했다. 최명길이라는 실존 인물이 행했던 모든 걸 보여주기 위해 조금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영화에 접근했다. 다른 작품보다 더 전통 사극으로 보일 것 같다"고 작품을 임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윤석은 "'전우치'(09, 최동훈 감독) 때도 사극이었지만 정통 사극은 처음이다. '남한산성'은 굴욕적인 역사이지 않나?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건드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존재한 두 인물이 펼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해일은 "이병헌 선배도 광해라는 왕 역을 맡았는데 배우로서 쉽지 않은 역할이 왕인 것 같다. 왕 역을 맡게 돼 감개무량하다. 인조를 연기했는데, 현재 박하게 평가되는 왕이다. 처음이자 마지막 왕 역할이 될 것 같아 고심이 많았다"며 속내를 털어놨고 조우진은 "대선배들과 함께해 꿈만 같다. 한국 영화계 어벤져스이지 않나?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 영광 그 자체다. 촬영하면서 정말 배울게 많았던 현장이었다. 이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남한산성' 주역들은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고충도 털어놨다. 추운 겨울 촬영, 긴 대사, 어려운 고어 등 각종 어려움이 많았다는 '남한산성' 현장. 특히 박해일은 "내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힘든 부분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힘든 대목은 신념이 다른 대신들의 자세였다. 선배들이 5개월간 무릎을 꿇고 내게 연기를 했는데 그 지점이 너무 부담됐다. 다들 관절이 안좋을텐데 얼마나 힘드셨겠나? 그래서 대사를 더욱 안 틀릴려고 긴장하고 노력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두 충신이 대립각을 세웠다. 이병헌 선배는 얼음 덩어리를 던지고 김윤석 선배는 불 덩어리를 던졌다. 두 분의 팽팽함이 있었기에 그 사이에서 인조를 연기하기가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병헌은 "대사가 많은 신은 리허설을 몇 번 했는데 그 과정에서 상대 배우가 어떻게 이 신을 해석했는지 대충 감이 잡힌다. 하지만 '남한산성'은 리허설을 했는데도 김윤석 선배는 종잡을 수 없는, 매번 다른 연기를 하더라. 탁구를 예로 들면 디펜스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막아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카메라 뒤에 있는 박해일도 고생이 많았다. 우리가 워낙 심각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서 예민해져 있었는데 박해일은 대사를 쳐주다 NG를 낼까봐 더 진땀을 빼더라. 박해일이 나중에 '숨도 못 쉴 정도로 긴장했다'고 말하더라"고 또 다른 어려움을 털어놨다.

한편,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이 가세했고 '수상한 그녀' '도가니' '마이 파더'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말 개봉 예정.

soulhn1220@sportschosun.com